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로 검찰 수뇌부에 이어 김준규 검찰총장까지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의를 전달했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검찰총장이 중심을 잡고 일하라"며 사의를 즉각 반려했습니다.
김지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이명박 대통령과 김준규 검찰총장과의 만남은 어제(30일) 열린 세계검찰총장회의 개회식에서 이뤄졌습니다.
이 대통령은 김 총장의 영접을 받고 회의장으로 들어가면서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성숙한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수뇌부 집단 사퇴처럼 검찰이 다소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행동을 하면 국민의 신뢰를 잃을 수 있는 만큼 검찰 내부 동요를 진정시켜줄 것을 주문한 것입니다.
하지만, 김 총장은 행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이 대통령에게 "조직 관리가 쉽지 않다, 누군가 책임져야 한다"며 사의를 전했습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검찰이 조금 혼란스러우니 총장이 중심을 잡고 일을 하라"며 사의를 즉각 반려했다고 배석자들이 전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또 "검찰총장이 임기 중에 나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공직자로서 책임감을 갖고 얼마 안 남은 총장 임기를 책임질 것을 주문했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대통령의 뜻은 김 총장이 진정으로 '책임'을 거론한다면 지금 사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책임감이란 측면에서 임기를 한 달여 남기고 사퇴하는 게 적절한지는 김 총장 자신도 잘 알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청와대는 일단 검찰의 동요가 어느 정도 진정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다음 달 검찰 정기인사 때 검찰총장을 비롯한 수뇌부를 자연스럽게 교체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MBN뉴스 김지훈입니다. [ jhkim0318@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