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단독으로 등록금 대책을 발표하자 청와대는 곤혹스러운 표정입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의 회담에 앞서 정부 여당의 입장이 이미 결정된 것처럼 비쳐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강상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한나라당의 등록금 대책 발표를 앞두고 나온 청와대의 첫 반응은 '아쉽다'였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의 회담 의제에도 등록금 문제가 포함돼 있는데, 두 사람이 만나기도 전에 등록금 문제에 대한 정부 여당의 입장이 결정난 것처럼 비춰지는 게 부담스러웠던 탓입니다.
여당의 발표를 말리고 싶은 솔직한 마음도 일부 반영돼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한나라당은 '최종 합의는 아니다'는 전제를 달고 등록금 인하안 발표를 강행했습니다.
청와대는 더욱 곤혹스러운 입장이 됐습니다.
김두우 홍보수석은 "여당 입장도 세워줘야 하고, 회담을 앞둔 야당 대표의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며 "풀어가기 쉽지 않은 고차원적 방정식"이라는 말로 당혹감을 표현했습니다.
그러면서 여당에 발표를 만류했는지, 등록금 관련 당청 협의가 어떻게 이뤄져 왔는지, 한나라당의 등록금 대책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등 구체 사항에 대해서 말을 아꼈습니다.
그러나 당정협의의 당사자인 기획재정부는 방문규 대변인이 기자 간담회 형식으로 한나라당의 단독 발표 내용을 사실상 반박했습니다.
큰 틀의 당정협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합의가 된 것은 아니고, 특히 재정 지원의 규모와 방식은 합의가 아니라 당이 제안한 내용에 가깝다고 못박았습니다.
기획재정부가 하고 싶은 말을 못하는 청와대의 뜻을 대변한 것으로 이해됩니다.
MBN뉴스 강상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