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우리 정부가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을 먼저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천안함 사건에 대한 '절충안'을 발표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강태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북한이 남·북 비밀접촉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북한 국방위원회 대변인은 북한 언론과의 문답에서 "남측이 비밀접촉을 통해 세 차례의 정상회담을 제안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접촉이 이뤄진 건 지난달 9일 베이징입니다.
북한은 이 자리에서 우리 측이 6월 하순과 8월 그리고 내년 3월에 연쇄 정상회담 개최하고, 이전에 장관급회담을 먼저 열자고 제안했다고 전했습니다.
▶ 인터뷰 : 조선중앙TV
- "1차 정상회담을 판문점에서, 2차 회담은 그로부터 두 달 뒤에 평양에서, 3차 정상회담은 내년 3월 핵 안보정상회의 기간에 개최할 것을 예견하고 있으니…"
이례적으로 비밀접촉에 참석한 우리 정부 인사의 실명까지 공개했습니다.
북한이 주장한 우리 측 참석자는 김천식 통일부 정책실장과 홍창화 국가정보원 국장,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입니다.
눈에 띄는 건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 대한 언급입니다.
북한은 우리 정부가 천안함 문제를 언급하지 않겠다고 제안해 비밀접촉에 응했지만, 회동에서는 절충안을 제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 인터뷰 : 조선중앙TV
- "북측에서 볼 때는 사과가 아니고 남측에서 볼 때는 사과처럼 보이는 절충안이라도 만들어 세상에 내놓자고 하면서 우리 측에서 제발 좀 양보하여 달라고 애걸하였다. "
이 과정에서 '돈 봉투'까지 건넸다가 망신을 당했다며, 남측과 더이상 상대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부는 북한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일축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주장이 천안함 문제 등에 대한 정부의 대북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만큼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입니다.
MBN뉴스 강태화입니다.[tripme7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