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우리 정부가 판문점에서의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우리 정부가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천안함 사건에 대한 '절충안'을 발표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강태화 기자.
【 기자 】
네, 통일부입니다.
【 질문 】
북한이 우리 정부가 북한에 정상회담을 할 것을 요청했다고 주장했지요?
【 기자 】
네, 북한 측이 우리 정부가 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국방위원회 대변인이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을 통해 나온 내용인데요.
북한은 지난달 9일 중국 베이징에서 우리정부와 정상회담을 위한 비밀 접촉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우리측이 정상회담 일정을 모두 미리 잡아놓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상회담 일정은 이번 달 하순과 8월, 그리고 내년 3월에 걸친 세차례로, 1차 회담은 판문점에서 열고, 2차는 두달 뒤 평양에서, 그리고 마지막 3차 회담은 내년 3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기간이었다는 주장입니다.
이를 위해 5월 하순에 장관급회담을 먼저 열자고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 국방위 대변인은 이례적으로 비밀접촉에 참석한 우리 정부 인사의 실명까지 거론했습니다.
북한은 비밀접촉에 김천식 통일부 정책실장과 홍창화 국가정보원 국장,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이 참석했다고 밝혔습니다.
【 질문 】
비밀접촉의 성사 과정과 천안함, 연평도 사건에 대한 입장도 밝히고 있죠?
【 기자 】
5월 9일에 이뤄진 비밀접촉의 성사 과정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4월 들면서 우리 정부가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을 더이상 언급하지 않겠으니, 비밀회동을 먼저 갖자고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5월 들면서 사과를 받아내려는 '요술'을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국방위 대변인은 "한국 측이 초기에 한 약속을 어기고 천안함 침몰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지혜롭게 넘어야 할 산'이라고 주장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이 천안함은 북한과 무관한 사건이고 연평도 표격은 자위적 조치라고 주장하자, 절충안을 내 줄 것을 요구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측에서 볼 때는 사과가 아니지만, 남측에서 볼 때는 사과처럼 보이는 절충안을 내자"고 제안했다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정상회담의 조기 개최를 요구하며 '돈봉투'까지 건넸다는 게 북한의 주장입니다.
【 질문 】
청와대는 지난달 '베를린 제안'의 진의를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정부 입장은 어떤가요?
【 기자 】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달 18일 "내년 핵안보정상회의에 김정일 위원장을 초청하는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진의가 북측에 전달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비밀접촉 사실을 알린 것 역시 이례적인 일이었는데요.
하지만, 정부가 김 위원장을 초청하려는 진의를 전달했다던 접촉에 대해 북한이 완전히 다른 주장을 하면서 정부의 입장도 난처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천안함과 연평도 문제는 남북대화와 6자회담으로 나아가는 '대전제'에 가까운 문제입니다.
북한의 주장이긴 하지만, 정부가 천안함에 대한 '절충안'을 제시했다는 사실이 맞다면 우리 대북정책의 기조가 흔들릴 수 있는 사안입니다.
북한의 주장에 대한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 정상회담 제안이 있었는 지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통일부에서 MBN뉴스 강태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