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민주당에서도 저축은행을 선처해달라는 요구를했다고 밝히자 민주당이 발끈했습니다.
저축은행 부실 사태를 둘러싸고 청와대와 민주당이 폭로 전면전으로 치닫는 모습입니다.
박호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저축은행 로비설에 시달리던 청와대가 야당을 직접 겨냥했습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민주당 목포 출신 한 의원실에서 지역민원이라며 모 저축은행에 대한 선처를 요구해온 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저축은행이 국제결제은행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맞추라는 요구를 받았지만 5백억 원 정도를 증자할 능력이 없으니 BIS 적용을 완화해달라는 청탁이었다는 것입니다.
청와대는 "저축은행을 전반적으로 점검하는 것인데 특정 은행만 제외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청와대는 "전 정권부터 축적된 부실의 카르텔에 메스를 대고 있다"고 밝혀 저축은행 부실이 전 정권에서 시작된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에대해 민주당은 청와대가 자신의 책임을 덮으려고 '물타기'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청와대에 구명 로비를 한 당사자로 지목된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떳떳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인터뷰 : 박지원 / 민주당 전 원내대표
- "왜 박지원이가 2주간 조용하더니 느닷없이 나와서 조사위원장 맡아서 또 튀느냐. 보해저축은행에 꿀리는 게 있다. 제가 보해에서 돈 먹지 않았느냐…"
민주당은 또 청와대가 의혹을 제기한 소속 의원들을 거론하며 법적 책임을 운운한 건 야당 탄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인터뷰 : 박선숙 / 민주당 국회의원
- "자신의 실명을 밝히지 않고 장막 뒤에 숨어 핵심관계자란 이름으로 야당을 겁주는 청와대는 비겁하기 짝이 없습니다."
민주당은 추가로 김두우 청와대 기획관리실장의 실명을 거론하며 저축은행 비리로 해외 도피 중인 브로커 박모씨와의 연관성을 따졌습니다.
MBN뉴스 박호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