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 중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예상을 깨고 톈진 쪽을 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동선에 따라, 후진타오 주석과의 북·중 정상 회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취재 기자 연결합니다.
강태화 기자.
【 기자 】
네. 외교통상부입니다.
【 앵커멘트 】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오늘 베이징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알려졌는데. 톈진을 향해 이동했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네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당초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오늘 오전 중에 베이징에 도착할 거라는 전망이 나왔는데요.
아직 정확한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지만, 김 위원장이 베이징이 아닌 톈진으로 이동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탄 특별열차는 어제 오후 2시쯤 창춘을 출발한 뒤, 저녁 7시쯤에는 선양역을 무정차 해서 통과했습니다.
「선양은 베이징으로 가는 길에 있는 곳으로, 베이징에서는 700km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선양에서 하루를 머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는데, 선양을 무정차로 통과하면서 김 위원장이 중국 일정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다만, 선양에서 직접 베이징으로 향했다면, 시간 상으로는 김 위원장이 이미 베이징에 도착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중간에 다른 지역을 방문했을지 모른다는 추측을 낳았습니다.
만약 베이징 이전에 다른 곳을 먼저 방문했다면 톈진이 유력합니다.
지난해 5월 방중 때 역시도 베이징에 앞서 톈진을 먼저 방문한 바 있습니다.
또 창춘의 경제지구를 거쳐, 북한의 경제개발 모델로 알려진 톈진의 경제개발구를 둘러볼 수 있다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일단, 김정일 위원장의 향후 동선을 더 확인해봐야 겠지만, 김 위원장이 이후 베이징을 방문하게 된다면 전례대로 국빈급 숙소인 조어대에 여장을 풀고 후진타오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 질문 】
정상회담이 이뤄진다면 어떤 논의가 주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까?
【 기자 】
일단 경제협력 문제가 가장 큰 화두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창춘에서의 행보를 보면 이번 방중의 목적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창춘에서 에너지 산업단지와 중국 최대 자동차 회사인 '이치 자동차'를 시찰했습니다.
특히 이 업체는 북한 나진·선봉 지역에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경제협력 목적의 방문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이번 방중 지역은 창춘과 지린, 투먼을 이은 동북 3성에 집중돼 있습니다.
이곳은 중국의 대표적인 곡창지대인 만큼, 김 위원장은 경협의 성과를 내는 동시에, 중국으로부터 식량지원 약속 등을 얻어내려는 시도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밖에 정치적인 사안도 빠질 수 없습니다.
특히,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권력승계 문제에 대한 논의가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정일은 중국 방문과 동시에 김일성의 혁명 관련지를 잇따라 방문했습니다.
그런 만큼, 김 위원장이 중국으로부터 북한 권력 승계에 대한 공인을 받으려 할 거란 전망이 가능합니다.
또 현재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핵 문제도 중요한 사안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
우리 정부도 김 위원장의 방중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죠?
【 기자 】
네, 정부는 북·중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북한과 중국의 경제협력은 북핵 문제 등 한반도 정세와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인데요.
현재 중국을 포함한 6자회담 참가국들은 남북대화를 시작으로 북미대화와 6자회담으로 이어지는 단계별 접근법에 동의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천안함과 연평도 문제 등에 대한 우리 정부의 단호한 입장과, 이에 대해 사과할 뜻이 없는 북한의 입장이 맞물려 대화는 진행되기 어려운 상황에 빠져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 이명박 대통령이 핵안보정상회의에 김 위원장을 초청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상태에서, 이번 방중을 통해 북한이 어떤 입장을 내 놓을지도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김 위원장이 중국에서 경제 지원 약속을 받아내고, 이를 토대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다면, 6자회담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지금까지 외교통상부에서 MBN뉴스 강태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