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자국에 있던 고려시대의 문화재가 한국으로 밀반출됐다며 조사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십수 년 전 조사에서 이견이 없었던 건에 대해 재조사를 요구한 배경을 두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강태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일본이 도난당한 고려 문화재가 우리나라에 있다며 재조사를 공식 요청했습니다.
문제가 된 건 고려판 대반야바라밀다경과 아미타삼존도 불화로, 애초에 어떤 경로로 일본에 넘어갔는지 파악되지 않는 우리 문화재입니다.
먼저 불교경전이 일본에서 사라진 건 지난 94년입니다.
1년 뒤 우리나라에서 '초조본 대반야바라밀다경'이 국보로 지정되자, 98년 일본은 도난된 문화재라며 조사를 요청했습니다.
당시 문화재청은 일본의 주장을 입증할 근거가 없어 사안은 그대로 마무리했습니다.
2002년 일본에 있던 아미타삼존도 불화를 훔친 한국인이 구속됐을 때도 실물을 찾지 못해 사건이 종결됐습니다.
그리고 10년 가까이 흘렀습니다.
▶ 인터뷰(☎) : 문화재청 관계자
- "그 후에 아무런 얘기도 없었던 건 수긍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잖아요. 그게 98년도 일인데 쌍방이 이해를 다 한 걸로 알고 있어요."
공교롭게 일본은 우리나라에서 약탈해간 조선왕실의궤를 돌려주는 '한일도서협정' 비준을 앞두고 있습니다.
일본 야당인 자민당은 도서를 돌려주는 대신 조선총독부가 남기고 온 일본 도서를 돌려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일단 한·일 정부는 문화재 도난이 사실이라고 해도 이번 사안은 국가적 차원의 도서반환과는 무관하다며 분명히 선을 긋고 있습니다.
하지만, 절묘한 시기에 나온 일본의 요청 배경을 놓고 의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태화입니다.[thkang@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