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 새는 '보훈 예산'…사망자가 도로 주행?

【 앵커멘트 】
국민 세금으로 이뤄진 보훈 예산이 그야말로 줄줄 샜습니다.
이미 사망한 수급자에게도 보훈 급여금이 지급됐고, 죽은 유공자들이 고속도로를 달리기도 했습니다.
보도에 엄성섭 기자입니다.


【 기자 】
감사원 감사 결과 국가보훈처가 사망한 수급자에게 무더기로 보훈급여금을 지급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 전몰군경 유족의 경우 보훈급여 수급 대상인 전몰군경 배우자가 사망했는데도 무려 44개월간 6천만 원이 넘는 보훈급여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지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사망한 국가유공자의 유족 36명에게 잘못 지급된 돈이 4억 3천만 원입니다.

이들은 보훈 급여금을 계속 받으려고 사망사실을 신고하지 않거나 사망 날짜를 허위로 신고했습니다.

그런데 보훈청이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보훈 급여를 지급했습니다.

국가유공자에게 제공하는 유료도로 통행료 감면카드는 더 황당합니다.

지난 2005년부터 2008년 사이에 사망자 명의의 감면카드 139개가 4천481차례에 걸쳐 사용됐습니다.

사망자가 거리를 활보한 셈입니다.

일제강점기에 국외로 망명했다가 귀국하지 못했던 독립유공자나 유족에게 제공하는 영주귀국정착금의 경우 거주 국가로 돌아갔거나 국내보다 외국 체류 기간이 많은데도 지급됐습니다.

이밖에 지방 공무원과 교육 공무원, 제대군인 등 211명은 공무원 수당 규정에 따라 자녀 학비 보조 되는데도 국가유공자 관련 법에 따라 이중으로 학비를 보조받아오다가 감사원에 적발됐습니다.

MBN뉴스 엄성섭입니다. [ smartguy@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