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일을 살펴보는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일부 의원들이 자기 지역구 현안을 챙기는데만 급급합니다.
국회가 행정부를 견제하려고 생긴 대정부 질문의 취지가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성대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대정부 질문이 노골적으로 지역구 민원을 독촉하는 자리로 전락했습니다.
정치분야 질문 첫날, 한 의원은 질문 막판에 지역 현안을 끼워넣습니다.
▶ 인터뷰 : 신성범 / 한나라당 국회의원
- "제 지역 이야기 좀 할 수밖에 없습니다. 남부내륙지역이 (국가철도망) 계획에서 제외됐습니다. 반드시 재검토해줄 것을 요청합니다."
지역 갈등의 핵으로 떠오른 과학벨트가 자기 지역으로 와야한다는 주장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김영진 / 민주당 국회의원(광주 서구을)
- "과학벨트 분산배치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얼마나 실상과 다른, 얼마나 국제적인 여러 상황과 다른 주장인가."
지난 7일엔 부산 지역의 한 의원이 나오자마자 신공항 문제를 물고 늘어졌습니다.
▶ 인터뷰 : 유기준 / 한나라당 국회의원
- "동남권 신공항에 대해서 먼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부산에서 20년간 지속적으로 건의해서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선정한… "
하지만, 외교안보분야 질문을 하는 날이라 신공항 문제와는 전혀 상관이 없었습니다.
의원들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지역 챙기기에 급급한 건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기 위해서입니다.
▶ 인터뷰(☎) : 신율 / 명지대 정치외교학 교수
- "지역적인 문제가 돼야하는 게 중앙의 문제가 된다는 폐단이 있거든요. 대정부 질문 자체가 그런 거 질문해서 되겠느냐…"
아예 출석하지 않고 지역구나 재보선 현장으로 떠난 의원도 많아 본회의장은 자리가 텅텅 비기도 합니다.
이러다 보니 대정부 질문을 할 때 마다 과연 필요성이 있는지 회의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성대입니다. [sdj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