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물질 유출과 관련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한일 원전 전문가들이 다음 주에 만나 회의를 열기로 했습니다.
한편, 일본이 오염수 방류 이전에 미국과 협의를 넘는 '동의'를 받았다는 정황이 확인되면서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강태화 기자.
【 기자 】
네, 외교통상부입니다.
【 질문 】
한일 원자력 전문가들이 만나 오염 상황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요?
【 기자 】
네, 다음 주 중 한국과 일본의 원전 전문가들이 만나 관련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어젯밤 일본 정부는 우리 측에 전문가 간 회의를 제의해 왔는데요.
일본 정부는 이미 다양한 채널을 통해 원전 사고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사고 인근국으로서 우리나라의 우려가 커지는 만큼 전문가가 직접 만나 구체적인 상황을 전달해주기로 했습니다.
회의는 앞으로 교과부를 중심으로 한 전문가들이 주도할 계획입니다.
일단 다음 주 회의를 통해 사고 수습 과정에서 상시적인 회의를 지속할지 여부 등을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 질문 】
일본의 정보 제공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어젯밤 발생한 추가 지진에 대한 일본 측의 정보 제공은 제때 이뤄졌나요?
【 기자 】
네, 일본 정부는 어젯밤 규모 7.4의 강진이 발생한 직후 후쿠시마 원전 등은 이상이 없다고 우리 측에 신속히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주일 한국대사관은 일본 외무성 국제원자력협력실이 미야기현에서 지진이 발생한 지 50분 만에 원전 상황에 이상이 없다고 연락해왔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어제 발생한 지진으로 우리 국민의 피해는 아직까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외교부는 "주센다이 총영사관이 재일민단 등과 협력해 교민의 피해현황을 파악하고 있는데 아직 접수된 사례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혹시 모를 피해에 대비해 상황을 계속해서 주시할 방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질문 】
일본과 우리 정부 모두 사전 통보는 없었다는 게 공식적인 입장이었는데 미국의 사전 동의가 있었다는 정황이 나오고 있다죠?
【 기자 】
네, 도쿄신문은 "일본이 오염수를 배출하기 3일 전에 미국에서 방출을 인정한다"는 내용의 동의를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건데요.
도쿄신문은 지난 1일 미국 에너지부 관계자가 총리 관저에서 일본 정부 고위관계자를 만나 "미국 정부는 오염수 방출에 항의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미국 측은 "오염수를 방출해 빨리 원자로를 냉각해야 한다"면서, "방사성 물질은 바다에서 퍼지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총리실 관계자도 "미국으로부터 오염수 방류는 괜찮다고 말은 듣기는 했다"고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질문 】
우리 정부의 입장은 어떤가요?
【 기자 】
그동안 일본 정부는 미국을 포함한 어떤 나라와도 사전 협의나 동의는 없었다고 밝혀왔는데요.
다만, 후쿠시마 사고 현장에 미국의 전문가 160명이 나와 있기 때문에, 미국과 일본 사이에 협의가 있었던 것은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전 동의'까지는 아니더라도 협의는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인접국인 우리나라에 사전에 양해를 구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경우, 사전 통보 없이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이후 주일 대사관을 통해 방류의 불가피성을 설명한 게 전부입니다.
한일 전문가 그룹의 회의를 열자고 일본 측이 제안해 온 것도 일본의 정보 제공에 문제점을 제기하는 우리 정부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미국과의 사전 동의와 관련된 정황이 확인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인근 국가의 비판의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외교통상부에서 MBN뉴스 강태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