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친이명박) 성향의 한나라당 소속 의원과 지자체장들이 `동남권 신공항 재추진` 의사를 밝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향해 일제히 직격탄을 날렸다. 세종시 문제 때 극에 달했던 `친이-친박(친박근혜) 갈등`이 다시 표면화되고 있는 셈이다.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1일 "신공항 문제에 대한 박 전 대표 언급은 무책임하고 위선적이다. 정부가 최선을 다해 분석하고 예측한 것에 대해 막연한 기대와 희망으로 미래 경제성을 말한 것은 정치인으로서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원칙과 신뢰를 말하면서도 표를 의식해 국익이라는 가장 큰 원칙을 외면한다면 위선"이라며 "정치인이 국민을 표로만 보면 국정이 어지러워진다"고 일침을 가했다. 정 전 대표는 지난해 세종시 수정안을 놓고도 박 전 대표와 정면 충돌한 바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 여권의 다른 대선주자들도 박 전 대표에게 화살을 돌렸다.
오 시장은 "여러 상황을 고려해서 해야 할 얘기"라며 박 전 대표를 우회 반박했다. 김 도지사 역시 "전문가들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 국익과 사업 타당성이 선거 공약에 앞서야 한다"고 정면으로 맞섰다.
여권 대선주자들이 박 전 대표를 일제히 공격하고 나선 것은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가 불러올 정치적 지형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대표가 결국 영남권, 그것도 TK(대구ㆍ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도권 정서는 아직도 세종시 원안 유지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이 60%가 넘게 나온다"며 "박 전 대표 발언은 대다수 국민 의견을 무시한 채 제 발등에 도끼를 찍은 격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