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광주 민주화항쟁 당시 중국에 북한의 도발을 막아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외교문서에는 이 외에도 중국과 관련한 내용이 많았습니다.
정광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광주 민주화항쟁이 정점으로 치닫던 1980년 5월 22일.
미국 정부는 당시 주미 중국 대사를 조용히 불렀습니다.
이 자리에서 에드먼드 머스크 당시 미 국무장관은 중국에 북한이 한국 내 정세를 오판해 모험을 하지 않도록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는 북한이 광주항쟁을 틈타 군사적 도발에 나설 것을 우려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미국은 한미 방위조약에 따라 강력한 조치를 강조했고, 이 같은 방침은 중국뿐 아니라 소련에도 전달됐습니다.
미국은 또 1980년 5월 시험발사된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이 자국에는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중국의 ICBM 시험발사가 소련의 핵에 대한 저지력 과시용이지 정치적, 전략적으로 미국에 대한 직접적 위협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한편, 한국은 1980년 한중관계 개선을 위해 중국의 공식 호칭을 '중공'에서 '중국'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당시 정부 부처 내에 이를 두고 긴밀한 협의가 이뤄졌지만, 실제 중국 호칭은 1988년에야 이뤄졌고 정식 수교는 1992년 이뤄졌습니다.
MBN뉴스 정광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