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펜던트 기자, 칼럼서 北 김정일 비판
서방 언론의 기자가 '주민들이 굶어죽어 가는데 전용 요리사를 수입하는 지도자'란 제목의 기명 칼럼을 통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은 11일 클리프 쿠난 베이징 특파원이 쓴 칼럼을 통해 이같이 전하면서 "이는 최근 몇년간 김정일 위원장과 관련된 북한의 이야기 중 가장 깜짝놀랄만한 이야기 중 하나"라고 비꼬았다.
쿠난 기자는 구체적으로 인민들이 나무껍질과 나뭇가지, 풀로 연명하고 이질같은 전염병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김정일 위원장은 이탈리아 피자를 만드는 전용 요리사를 데려 왔다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의 개인 요리사를 지냈다는 일본인 후지모리 겐지는 지난 2008년 "김 위원장이 스시를 먹으려고 일본의 전문 요리사를 북한으로 초청하거나 맛있는 피자를 맛보기 위해 피자의 본고장인 이탈리아에서 피자 요리사를 초청했었다"고 말한 바 있다.
쿠난 기자는 "북한은 1995~98년 대기근 당시 100만명의 주민이 굶어죽고 생존자들도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다"고 소개하면서 "특히 남한의 분석가들은 김정일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이 비극을 영속화시켰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 때 이후 북한은 인민을 먹여살리기 위해 해외원조에 의존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놀라운 것은 기근이 자주 드는 북한이 외국과 원조 협상을 할 때 미사일과 핵 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 속에 외국의 원조 규모가 줄어드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약자의 위치에 있지 않고 여러 조건을 내세웠다는 점이다.
쿠난 기자는 2009년 3월 미국이 식량지원이 실제 인민에게 돌아가는지를 감시하는 요원을 늘려달라고 요구했을 때 북한은 이를 거절해 미국은 식량지원을 중단하고 말았다고 소개했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는 세계식량계획(WFP) 마크가 찍힌 자루에 든 곡물이 시장에서 버젓이 팔리는 보도를 보고 경악했다.
WFP는 이런 일이 없다고 부인하지만 상당수 국가와 미래의 기부자들은 좋은 의도로 원조를 했다 북한 군대만 먹여살리게 될까 두려워 지원을 머뭇거리고 있는 실정이다.
식량 사정이 악화
평양에서 지난해 말 발발한 구제역은 8개도로 확산돼 10만마리의 소와 돼지가 감염됐다는 것이다.
기자는 북한의 인민이 1990년대 대기근과 같이 또 다시 대규모로 굶어죽느냐는 김정일 위원장이 식량지원에 애걸하는 것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