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수도권 상공을 방어하는 35㎜ 대공포, 일명 오리콘포의 '포 몸통'이 불량품이어서 10년 넘게 제 기능을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군과 경찰은 납품업체가 국내에서 가짜 부품을 수입품으로 둔갑시킨 군납 사기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박호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도심의 고층 건물과 산악 고지에는 적의 AN-2기 등 저고도 침투 항공기에 대응하는 대공포가 설치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대공포의 부품이 가짜 불량품으로 납품돼 10년 넘게 제 기능을 못한 것으로 드러나 대공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입니다.
우리나라는 1978년부터 스위스에서 수입했으나 1998년 생산이 중단돼 부품 제작을 다른 업체에 맡기면서 납품비리가 생겼습니다.
미국 무기중계업체 T사의 국내 수입대행사인 N사는 포신을 지지하는 포몸통의 중고품을 하청업체에 넘겨 가짜 부품을 만들게 했습니다.
무자격 국내 업체를 통해 만든 포몸통을 홍콩으로 보내 다시 들여오는 방식으로 수입 정품처럼 속인 겁니다.
지난 98년부터 이 업체로부터 납품받은 포몸통은 모두 79개이며 이 중 49개가 가짜 불량품이며 아직도 오리콘포에 장착돼 있습니다.
포몸통이 정상적인 규격이 아니라 포신과 잘 결합되지 않았고, 정품 기준량인 5천 발을 쏘기 전에 균열과 파손이 일어났습니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군수사령부 군무원 등에 대해 내사를 벌이는 등 경찰, 인터폴과 공조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방사청은 지난 1월 다른 국내 업체가 개발한 해당 품목이 합격해 계약했다며 오는 6월쯤 납품되면 전면 교체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합참 관계자는 "오리콘포 뿐 아니라 벌컨포 등 다른 방공 무기가 중첩적으로 배치돼 수도권 방공망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군은 오리콘포 자체가 구형이라 장기적으로 신형 차륜형 대공포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MBN뉴스 박호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