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진행된 남북 군사실무회담이 결렬됐습니다.
북한은 남측에 책임전가를 하면서 더 이상 상종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비난했습니다.
박호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남북 군사실무회담의 핵심 쟁점은 고위급 본회담에서 다룰 의제였습니다.
남측은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을 먼저 다루면 북한의 의제인 군사적 긴장해소 방안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북측에 전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북측이 3가지 의제를 한꺼번에 해야 한다고 고집해 실무회담이 결렬됐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주장은 달랐습니다.
북측 대표단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공보'에서 "남측이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의 두 사건 해결만을 고집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먼저 남측이 주장하는 두 사건을 다루고, 그다음에 군사적 행위 금지에 대해 협의하자는 절충안까지 내놓으며 양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도 남측은 '책임 있는 조치'와 '추가도발방지 확약'만을 의제로 삼자고 요구해 회담이 결렬됐다며 책임을 남측에 돌렸습니다.
그러나 남측도 의제 조율에서 북측의 입장을 고려해 한발 물러섰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문상균 수석대표는 "실무회담에서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하면 북측이 거부할 것 같아 고위급 본회담에서 다루겠다고 양보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또 이미 인민무력부장과 남측 국방부 장관이 서한교환을 통해 군사회담 급수를 정했는데 남측이 비정상적으로 회담 급수를 바꾸려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고위급 회담 일정도 북측은 3∼4일 안에 개최하길 원한 반면 남측은 2월 말이나 하자고 했고, 북측이 18일로 절충안을 냈지만, 남측이 고집을 버리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양측이 회담 결렬의 책임을 떠넘기는 상황에서 북한군은 "역적패당이 대화 자체를 전면 거부하고 있는 조건에서 더 이상 상종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북한군이 사실상 대화 단절을 선언한 만큼 당분간 군사채널을 통한 회담 논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입니다.
MBN뉴스 박호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