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고위급 군사회담 개최를 위해 이틀간 실무회담을 열었으나 결국 결렬됐습니다.
북측은 천안함 사건은 '특대형 모략극'이라며 자신들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박호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남북은 이틀째 군사실무회담에서 오전까지만 해도 고위급 군사회담 의제를 놓고 서로 조율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북한 대표단이 점심 식사를 하러 북측으로 넘어갔다가 온 뒤 오후 2시20분에 속개된 회의에선 냉랭한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북측은 본회담 의제와 관련해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 군사적 긴장해소 방안을 한꺼번에 논의하자고 거듭 제안했습니다.
이에 남측은 우선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 대해 논의하자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북한이 천안함과 연평도 문제는 어물쩍 넘어가고 대북 심리전 중지 등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속내를 읽은 겁니다.
아울러 남측은 "고위급 회담에서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와 추가도발 방지 확약을 기대해도 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북측의 리선권 대좌는 "내가 답변할 사안이 아니다"고 말한 뒤 작심한 듯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 대한 견해를 쏟아냈습니다.
▶ 인터뷰 : 문상균 대령 / 국방부 북한정책과장
- "북측은 천안함 사건은 철저하게 북한과 무관한 사건이라면서 미국의 조종 하에 남측의 대북 대결정책을 합리화하기 위한 '특대형 모략극'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연평도 포격은 "남측이 연평도를 도발의 근원지로 만들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강변했습니다.
태도가 돌변한 북측 대표단은 오후 회의 10여 분 만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일방적으로 철수했습니다.
북측이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 대해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함으로써 당분간 군사회담은 열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 인터뷰 : 양무진 /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3월 한미 키리졸브훈련에서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될 수 있고, 한반도 문제는 긴장국면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북한은 군사회담이 아닌 적십자 회담 등 다른 채널을 통해 대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큽니다.
MBN뉴스 박호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