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어제에 이어 오늘까지 하루 연장하며 군사실무회담을 열었으나 결국 결렬됐습니다.
고위급 군사회담 의제와 급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다음 회담 일정도 잡지 못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박호근 기자!
(네, 국방부에 나와있습니다.)
【 질문 1 】
고위급 군사회담 의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북측 대표단이 일방적으로 철수했다고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남북은 어제에 이어 오늘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고위급 군사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회담을 열었지만, 결국 합의 없이 종료했습니다.
남북은 오전 10시 회담을 시작해 50분간 진행한 뒤 한 차례 정회했고, 이어 오후 2시20분부터 속개했지만 10여 분 만에 끝냈습니다.
북측은 오후 회의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일방적으로 회담장을 떠나 오후 2시50분쯤 군사분계선 MDL을 넘어 철수해버렸습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오전 회의에서 양측의 입장 차이를 거듭 확인했고, 오후에 다시 마주앉았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 대한 사과 등 책임 있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남측의 요구를 북측이 결국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남북이 어제부터 오늘까지 회의를 하면서 가장 큰 이견을 보인 부분은 고위급 회담의 의제인데요,
남측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 대하여'라고 의제를 한정했습니다.
반면 북한은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뿐 아니라 남북 간 군사적 긴장해소 방안을 함께 논의하자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천안함과 연평도 문제만 다루자고 하는 것은 고위급 군사회담을 거부하는 것과 같다고 강변했는데요,
한편에선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다 북한이 주장하는 군사적 긴장해소 방안을 의제로 하되,
순서를 정해 먼저 천안함과 연평도 문제를 다루고, 그다음 군사적 충돌 방지에 대해 협의한다는 선에서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결국 양측은 천안함과 연평도 문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헤어졌습니다.
북한 대표팀이 일방적으로 철수해 차기 실무회담 일정도 잡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앞서 남북은 고위급 군사회담 개최의 필요성이라는 큰 틀에서는 공감을 하고 있기 때문에 추후 실무회담 날짜를 다시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2 】
고위급 회담의 수준을 놓고도 이견을 보였죠?
【 기자 】
네, 이번 실무회담의 핵심은 고위급 회담의 의제였지만, 남북은 수석대표를 누가 맡느냐는 문제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였습니다.
남측은 국방부 장관과 인민무력부장 또는 합참의장과 총참모장 간의 회담을, 북측은 한 단계 낮은 인민무력부 부부장이나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의 차관급 회담을 원하고 있습니다.
장관급으로 한다면 북측에서는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이나 리영호 총참모장이 회담에 나서야 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표면적으로 장관급이지만 정치적으로 부총리급 이상이고 실세들이라 직접 회담장에 나서기가 부담스럽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은 당뇨가 심해 시력과 청력을 거의 상실할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부부장급으로 격을 낮춘 것은 대남 강경입장을 고수해온 김영철 정찰총국장을 내세우겠다는 전략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하지만,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천안함 폭침의 배후 인물로 지목된 김영철이 회담 대표로 나온다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국방부에서 MBN뉴스 박호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