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대표가 영수회담을 이르면 이번 주에 갖는다는 데 합의했지만, 여권은 여권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혼선을 빚고 있습니다.
당·청 주도권, 당내 주도권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보도에 엄성섭 기자입니다.
【 기자 】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와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영수회담을 이번 주에 갖기로 했지만, 정작 회담 당사자인 청와대와 손학규 대표는 시각차가 있습니다.
우선 청와대는 당 쪽에서 영수회담 얘기가 먼저 나온 것에 대해 불쾌하다는 분위기입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대통령이 방송좌담에서 밝힌 대로 영수회담을 하기는 하겠지만, 회담일정을 여야 원내대표끼리 논의할 얘기는 아니지 않느냐며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하지만, 김무성 원내대표는 여전히 조건과 시기가 적절하다며 이번 주에 영수회담을 할 것을 청와대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무성 / 한나라당 원내대표
- "영수회담을 위한 모든 조건이 갖춰졌고, 시기적으로도 적정한 상황입니다. 야당과의 대화도 국민소통의 한 방법입니다."
이에 대해 여권에서는 당·청 주도권 갈등이 다시 불거지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상황은 민주당도 마찬가지입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 측은 영수회담 개최 문제를 왜 원내대표가 발표하느냐며 떨떠름한 반응입니다.
특히 국회 정상화와 관련해 대통령의 사과 등 이른바 5대 선결조건을 고집하지는 않은 박지원 원내대표와 달리 손 대표는 최소한 이명박 대통령의 유감 표명은 있어야 한다고 단서를 붙였습니다.
두 달 동안 장외투쟁을 벌였지만 아무런 소득도 없이 백기 투항할 수 없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한 것입니다.
하지만, 박 원내대표는 이번 주 영수회담이 가능하다며 손 대표 측을 압박했습니다.
▶ 인터뷰 : 박지원 / 민주당 원내대표
- "일단 이번 주는 영수회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거고, 그 영수회담을 통해서 이명박 대통령께서 12.8 예산 및 법안 날치기에 대한…"
당내에서는 손 대표와 박 원내대표 간 엇박자가 해묵은 당내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결국, 상대는 다르지만, 여야는 각각 당·청 주도권과 당내 주도권을 놓고 내부 갈등을 벌이는 형국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엄성섭입니다. [ smartguy@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