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북한 조평통(조국평화통일위원회)이 8일 무조건적인 남북 당국간 대화를 거듭 제의한 것과 관련, 전문가들은 북한으로서는 이같은 '평화공세'를 통해 손해볼 것이 없는 상황이라고 한목소리로 얘기했다.
북한으로서는 이런 대화 제의를 통해 6자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내세우는 미국과 중국에 최대한 성의를 표시한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동시에 남북대화를 통해 남북경협이 재개되면 자체적인 경제난 해소에 활용하겠다는 의도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우리가 북한의 제의에 응하든 응하지 않든 북한으로선 손해볼 것이 없는 상황에서 평화공세를 펴는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특히 중국에게 대화 의지를 표명하는 기회도 되고, 남북대화가 이뤄지면 원하는 경제적 이득도 얻는 동시에 중국의 지원도 받으면서 6자회담에서 자기네 입장을 표명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또 대외적으로 남한 정부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고 천안함.연평도 사건으로 인해 북한에 쏟아졌던 국제사회의 일방적 비난을 회피할 수 있다는 정치적ㆍ전략적 입장도 담고 있다고 본다. 우리가 회담 제의에 소극적으로 임하면 이런 북한의 전략에 말려들어 갈 수 있는 만큼 우선 지난해 11월25일로 예정돼 있다가 연평도 포격으로 취소된 적십자 회담이라도 먼저 열어서 연평도 포격에 대해 북한에 따지는 계기를 만들 필요가 있다.
◇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센터 소장 = 남북대화와 협력을 하지 않으면 남측보다 더 경제적 어려움이 많은 상황에서 북한으로서는 손해볼 것 없는 대화제의라고 본다. 북한은 2012년 강성대국을 목표로 한 국가정책을 통해 불만에 가득찬 주민들의 마음을 돌리려고 해도 별 뾰족한 수단이 없다. 그래서 북중관계를 잘 가져가는 동시에 남북대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북한이 겉으로는 남북대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와 안정, 공동번영과 통일 같은 정치적 술어를 쓰고 있지만, 북한이 추구하는 남북대화의 핵심은 경제난 해결이다. 다시 말해 경제난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남북관계를 가져가겠다는 얘기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북한이 대화 제의를 다 쏟아붓고 있다. 하지만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점으로 미뤄 아직 남북간 상호신뢰에 기반한 대화 제의라거나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이명박 정부와 본격적으로 대화에 나서겠다는 신호로 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 오히려 6자회담 재개의 전제 조건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미국에 대한 메시지 성격이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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