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의 적십자 실무접촉이 개성에서 시작됐습니다.
세 번째 실무접촉이지만, 북측이 금강산 관광 재개와 연결하고 있어 이번 협상 역시 합의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현장 중계자 연결합니다.
이상민 기자.
【 기자 】
네, 도라산 남북 출입사무소입니다.
【 질문 】
오늘(1일) 실무접촉,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 기자 】
네, 이번 실무접촉도 지난 두 번과 마찬가지로 개성 자남산 여관에서 열렸습니다.
김의도 통일부 통일정책협력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남측 대표단은 오전 8시45분쯤 군사분계선을 넘어 개성으로 향했습니다.
출발에 앞서 김 수석대표는 장소 문제 합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김의도 / 남측 수석대표
- "이번이 세 번째 회담인데 그동안 이견을 보였던 장소문제 대해서 해결을 짓고 상봉 준비를 위한 준비라든지 세부적인 일정이라든지 이런 부분이 타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돌아오겠습니다."
또 "상봉 문제가 해결되면 적십자 본회담 문제도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실무접촉은 오전 10시를 조금 넘어 시작됐습니다.
현재로선 언제쯤 결과가 나올지 예측하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다만, 남북의 입장이 워낙 팽팽히 맞서고 있어 합의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오후 늦은 시간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 대표단은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박용일 단장과 박형철 대표가 나왔습니다.
【 질문 】
두 차례 협상에서 합의하지 못 한 상봉 장소 문제가 핵심 의제일 텐데, 남북의 견해차가 상당하죠?
【 기자 】
네, 표면적으로는 상봉 장소가 문제가 되고 있지만, 그 배경에는 남북의 복잡한 정치적 계산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바로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인데요.
북한은 이번 이산가족 상봉을 계기로 2008년 박왕자 씨 피살 사건 이후 중단된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려는 속내를 갖고 있습니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면서 중요한 현금 수입원을 잃었던 북한으로서는, 안정적인 후계 구도를 위해 다시 금강산 관광이 필요해진 상황입니다.
북한은 지난 4월 이산가족 면회소를 비롯한 금강산의 남측 부동산을 모두 동결했는데요.
이를 근거로 이산가족 면회소에서 상봉하려면 동결을 해제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금강산 관광을 재개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반대로 남측은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은 별개의 사안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이산가족 상봉은 추진하지만, 금강산 관광은 또 다른 차원의 정치적 문제라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남측은 상봉 장소를 금강산이 아닌 다른 곳으로 할 수도 있다고 제안한 상태입니다.
이처럼 남북이 상봉 장소 문제, 근본적으로는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맞서고 있어, 이번 실무접촉도 쉽지 않은 협상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에서 MBN뉴스 이상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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