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은 기온 낮고 동쪽은 뜨겁고 습해…두 기단 충돌시 폭우 예상
어린이날 연휴인 지난 4일에서 6일 사흘간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쏟아졌습니다.
비바람을 동반한 폭우가 내리면서 장마철을 방불케 했는데, 전문가들은 이번 폭우가 올해 장마 예고편에 불과하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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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 내리는 서울 시내 모습. / 사진 = MBN |
어제(7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남 광양시와 진도군에는 각각 198.6㎜, 112.8㎜의 비가 내려 역대 5월 하루 최다 강수량을 경신했습니다.
특히 경남 남해군은 하루 만에 242.1㎜의 비가 쏟아져 역대 두 번째로 많은 5월 강수량을 보였습니다.
제주도에서도 연휴기간동안 총 누적 강수량이 최고 1,000mm에 육박할 정도로 많은 비가 쏟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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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MBN 뉴스 방송화면 |
이번 호우의 원인은 일본 쪽에서 밀고 들어온 북태평양고기압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동쪽에 자리한 고기압, 서쪽에 자리한 저기압 사이에서 남풍이 강해지면서 저기압대가 한반도를 가로질러 형성됐고, 이 때 대기가 크게 불안정해져 많은 비를 뿌렸습니다.
특히 지형 효과가 더해지는 제주도와 남해안에 만들어진 수증기 통로에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유입되며 마치 여름철 같은 호우 구름이 만들어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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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7월 쏟아진 폭우로 경북 예천군에 산사태가 발생한 모습. / 사진 = MBN |
문제는 올해 여름입니다.
전문가들은 올여름에는 해수면 온도 상승 등으로 장마철에 국지성 호우가 강하게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작년의 경우 6~9월에 전국 곳곳에 내린 국지성 호우로 인명 사고와 재산 피해가 발생한 바 있습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통상 섭씨 1도가 올라가면 대기 중 수증기가 7% 늘어나는 것으로 보는데, 현재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가 굉장히 높다"면서 "이번 연휴 내린 비와 세계 각지에서 나타난 홍수가 여름철 장마의 전조처럼 보인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어 "한 번 올 때 많은 양의 비를 쏟아내는 국지적인 호우가 올여름 장마에 자주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상청도 3개월 전망에서 장마 기간인 6~7월 강수량이 예년과 같거나 많을 확률이 80% 정도라고 내다봤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티베트 고기압에 영향을 미치는 중국 북쪽 지역의 기온은 평년보다 낮고, 반대로 일본 북쪽 북태평양 고기
정면충돌이 예고된 두 기단이 이미 전투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상태인 겁니다.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 확장만으로 이번 연휴 기간 많은 비가 내린 만큼, 두 기단이 본격적인 세력 다툼을 벌이는 여름철엔 더 강하고 많은 비가 예상됩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