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철 먹을 수 있지만 겨울에 특히 더 맛있고 영양가가 높은 채소들이 있다. 혹독한 추위를 견뎌 내기 위해 영양분을 축적하고, 수분을 줄이며 당도를 높이기 때문이다. 당도가 높으면 어는 점이 낮아지는 섭리에 따른 것이다. 맛과 영양을 잔뜩 응축한 겨울 채소를 식탁 위로 불러 보자.
‘봄동’은 일년에 딱 한 계절, 겨울에만 먹을 수 있는 귀한 채소다. 특히 1, 2월에 수확한 봄동은 아삭함이 최고조에 이른다. 봄동에는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노화 방지와 항암 효과가 있다. 또 인과 칼슘 같은 무기질 함유량이 높아, 빈혈을 예방하고 콜레스테롤 합성 작용을 억제해 동맥경화를 방지해 준다. 봄동은 주로 겉절이를 담거나 국에 넣어 먹지만, 밀푀유 나베 등에 알배추 대신 넣어 푹 익혀 먹으면 부드러운 식감과 달큰한 맛이 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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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픽사베이) |
대표적인 겨울 뿌리채소는 ‘무’다. 무는 칼륨과 비타민B, 비타민C가 풍부한데, 겨울 무는 한결 아삭아삭하고 맵싸한 것이 특징이다. 맵싸한 맛은 황 화합물인 ‘이소티오시아네이트’ 때문인데, 이소티오시아네이트는 체내 염증을 억제하고 암을 예방하는 기능이 있다.
겨울에 더욱 단 뿌리채소로 ‘당근’도 빼놓을 수 없다. 전분을 당으로 바꾸어 수분을 낮춤으로써 얼지 않게 하기 때문이다. 당근에는 항암 작용을 하는 항산화 성분인 베타카로틴이 풍부하다. 이 베타카로틴은 껍질에 많이 들어 있으니 깨끗이 씻어 껍질째 먹기를 추천한다. 큰 당근 반 개만 먹어도 비타민A 일일 권장 섭취량을 100% 가득 채우고도 남는다.
늦가을에서 봄까지가 제철인 ‘연근’도 대표적인 뿌리채소다. 비타민C와 철분이 많아 빈혈을 예방하고 피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준다. 타닌도 풍부해 체내 독성을 중화하고 니코틴 해독 작용도 한다. 조림이 대표적인 요리법이지만, 해독 효과를 높이려면 피클이나 장아찌 등 생으로 먹는 편이 좋다. 껍질을 벗긴 뒤 바로 식초 물에 살짝 데치거나 담가 보관하면 갈변을 방지하고 유효 성분 손실을 막을 수 있다. 특유의 아린 맛도 제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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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픽사베이) |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17호(24.2.13·20)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