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식도염, 두통, 허리디스크까지
뱃살은 몸매를 망가뜨리고 각종 성인병을 부르는 이유로 타도 대상이 되어 왔다. 하지만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 뱃살이 어째서 무서운지, 어떻게 관리하면 좋은지,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뱃살이 치매 발병률 높인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연구팀이 11년 동안 추적한 데이터에 따르면, 복부 비만을 가진 사람들이 정상인 사람에 비해 치매 발병률이 28% 높게 나타났고, 특히 여성은 39%로 평균치를 훨씬 웃돌았다. 우리나라에서도 같은 결과를 확인한 바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연구팀이 국가건강검진에 참여한 65세 이상 노인 87만여 명을 7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몸무게와 상관없이 복부가 비만한 노인의 치매 발병률이 더 높았다.
즉, 체중이 같더라도 복부 비만인 노인이 정상인 노인에 비해 치매 발병률이 높았고, 정상 체중이라도 복부 비만을 가진 노인이 복부 비만이 없는 정상 체중 노인에 비해 남성은 15%, 여성은 23% 치매 위험이 증가했다. 마른 체형의 노인이라도 복부 비만이 있으면 역시 치매 위험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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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픽사베이] |
기존에는 내장 지방이 배를 눌러 복압이 높아지면서 위식도 괄약근을 느슨하게 만들고, 이로 인해 역류가 일어난다고 설명해 왔다. 그러나 위 연구에서는 내장 지방의 역할이 두드러졌는데, 내장 지방에서 비만 관련 인자인 렙틴(leptin)과 아디포카인(adipokin) 등을 분비해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이로 인해 위식도 역류가 증가할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뱃살이 두통 일으킨다 뱃살이 많으면 편두통이 심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드렉셀대의대 연구팀이 성인 2만여 명을 대상으로 허리둘레와 체질량지수를 측정하고 편두통 여부를 조사했다. 그랬더니 성별에 관계없이 복부 비만을 가진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20% 이상 편두통 증상을 호소했다. 연구진은 복부 지방과 염증과의 관계에 주목했다. 뱃살에 포진한 내장 지방의 지방 세포가 염증 유발 물질인 아디포카인을 분비해, 뇌 혈관에 염증을 일으킴으로써 혈관이 좁아지고 혈행을 방해해 두통을 유발하는 것이다.
뱃살이 허리 디스크 부른다 허리 건강도 뱃살의 위협으로부터 절대 안전하지 않다. 복부에 지방이 쌓이면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리고, 몸의 중심을 잡기 위해 척추가 과도한 힘을 쓰면서 디스크에 무리가 간다. 압박이 지속되면 척추가
만병을 부르는 복부 비만, 다음주 칼럼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송이령(프리랜서) 사진 픽사베이]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10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