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마음으로 때론 응원의 마음으로 한잔하기 좋은 식당을 소개한다. 맛은 물론 분위기에 취해 속 깊은 이야기까지 술술 풀리는 곳. 먹고 마시며 이야기하라.
특별한 날을 위한 한 점의 예술, 오가와
오가와는 주변 직장인들에게 ‘오마카세 입문 식당’이라는 닉네임이 있을 정도로 입소문난 광화문 오마카세의 시조새 격인 일식당이다. 런치 6만 원, 디너 10만 원으로 아주 부담스럽지 않은 비용(오마카세 기준)도 인기 비결이지만, 스시 퀄리티는 구전되어 ‘작은 사치’를 꿈꾸는 직장인과 미식가들에게 최애식당이 되었다. 회와 초밥, 국수와 덮밥, 마끼까지, 18가지 이상의 음식이 코스로 나오는 메뉴 구성이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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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가와의 오마카세 |
다시마 숙성으로 향과 식감이 좋은 광어, 껍질을 살짝 익힌 도미 등 회는 싱싱함 그 이상의 감칠맛으로 입안에 착 감긴다. 이어지는 초밥타임! 저온 숙성 참다랑어의 부드러운 식감, 비린 맛없는 청어, 고소하고 달콤한 단새우, 부드러운 붕장어 등 초밥 릴레이를 선보인다.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한 잔. 가볍게 시원한 맥주도 좋고 사케, 와인과의 페어링도 가능하니 셰프의 추천을 받아보면 좋다. 전석 카운터 자리로 점심은 12시, 1시, 저녁 6시, 8시에 운영되니, 조금 여유 있게 먹으려면 두 번째 타임에 예약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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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가와의 오마카세 |
한식 베이스의 해산물 안주 맛집, 수족관
해산물 안주에 술 당기는 날 들르기 좋은 수족관. 10여 년 전 가로수길 인기 해산물 주점 수족관이 압구정으로 둥지를 틀고 부활했다. 깔끔한 인테리어와 세련된 분위기에서 제철 해산물을 다양하게 먹을 수 있는 쾌적한 주점이란 점이 이곳의 특징. 도미와 광어회, 멍게, 해삼, 전복이 들어간 해산물 모둠, 굴찜, 도미머리구이, 네기도로(참치 뱃살의 자투리살) 등이 인기며 회, 찜, 탕, 튀김 등 없는 게 없다. 소주 종류 역시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으며, 하이볼과 와인리스트 구성도 좋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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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기도로 |
퇴근길 와인 한잔하고 싶은 밤, 파르코 무수막
여기가 금호동 아파트 단지 골목이라고? 유럽 어딘가에 온 듯한 이곳은 구옥의 특징을 그대로 살려 리모델링한 센스 넘치는 파르코 무수막이다. 분위기부터 맛집을 보증하는 듯한 이곳은 와인 한잔하고 싶을 때 들르기 좋은 나만의 아지트 같다. 지나다 커다란 통유리로 가을 햇살이 좋아서, 어둑해지는 밤 하늘의 가로등 빛이 근사해서 낮밤 가리지 않고 이끌리듯 들어가 한잔하게 만드는 매력 넘치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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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르코 무수막 |
기본 안주로 나오는 푸짐한 팝콘 한 봉지에 가볍게 하우스 와인을 홀짝여도
좋고 인기 메뉴인 알배추 시저 샐러드, 이탈리안 햄과 올리브가 들어간 스몰 플래터도 좋다. 식사는 들기름 감태파스타, 라구 고추장그라탕을 추천한다. 오후 4~6시, 해피아워에는 식사 주문만도 가능하지만 6시 이후부터는 주류 주문이 필수다. 애견 동반 가능하다.
[글과 사진 최유진(맛 칼럼니스트)]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03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