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수치예보모델 전망 엇갈려…경로 변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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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오키나와현으로 이동하는 제6호 태풍 '카눈'(Khanun)의 위성 사진을 일본 정보통신위성기구(NICT)가 공개했다. / AP = 연합뉴스 |
제6호 태풍 '카눈'이 느린 속도로 북상하고 있습니다.
카눈은 3일께부터 동중국해에서 정체하며 폭염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보입니다.
기상청은 어제(1일) 수시브리핑을 통해 "태풍 카눈이 일본 오키나와 부근 해상까지 느리게 북서진을 거듭하다가, 3일께부터 대만 북동쪽 동중국해에서 정체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당초 카눈은 중국 상하이 남쪽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앞서 발생한 제5호 태풍 '독수리'가 저기압 형태로 변질돼 한반도 주변 기압계를 어지럽히면서 카눈의 경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입니다.
특히 이동 방향 정면에서 형성된 저기압 소용돌이의 영향으로 카눈의 이동 속도는 목요일부터 주말 사이 시속 5㎞ 수준으로 느려지겠습니다. 이는 '사람이 빠르게 걷는 속도' 수준입니다.
태풍이 정체하면서 따뜻한 기온과 높은 습도를 가진 공기가 우리나라 쪽으로 지속해서 유입돼 당분간 폭염과 열대야가 계속될 전망입니다.
기상청은 "11일까지 대부분 지역 최고 체감온도가 33~35도까지 오르고, 도심지와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카눈의 구체적 진로와 국내에 미칠 영향은 내일이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까진 세계 각국의 수치예보모델 사이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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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기상청 모델(UM), 유럽 중기예보센터 모델(ECMWF), 한국형 수치예보모델(KIM)이 제시한 카눈 예상경로. / 사진 = MBN |
영국 기상청 모델(UM)은 애초 예상대로 상하이 남쪽에 상륙했다 한국과 일본 사이로 방향을 트는 것을 유력 경로로 제시했습니다. 북쪽 고기압 강도가 강해 카눈이 일단 서진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반면, 유럽 중기예보센터 모델(ECMWF)과 한국형 수치예보모델(KIM)은 카눈 북쪽 고기압 강도를 상대적으로 약하게 보며 카눈이 동진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ECMWF은 카눈이 아예 방향을 반대로 틀어 일본 남쪽 해상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고, KIM은 카눈이 동진하다 방향을 틀어 일본 규슈 지방을 통과해 한국 남해안을 지나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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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와 일본 기상청도 카눈이 일단 동진할 것이라는 예상 경로를 제시했습니다.
즉, 카눈이 동중국해까지 북상한 뒤 정체할 것이라는 데는 전망이 대체로 일치하지만
현재 이어도 먼바다는 태풍의 간접영향권에 포함됐습니다.
기상청 관계자는 "제주 남쪽 먼바다와 남해 동쪽 바깥 먼바다엔 현재 풍랑 특보가 발효된 상태"라며 "태풍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