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닐은 1959년 벨기에 제약사 얀센을 설립한 폴 얀센이 만들었고 의학적으로 사용이 승인되어 사용되었다. 이 약물은 오피오이드(아편성 마약)계의 진통제로 같은 오피오이드계의 모르핀보다 무려 100배나 그 약효가 강하다. 주로 고통이 심한 말기 암환자들에게 처방하는데 그 처방의 방법으로는 서서히 약효가 스며들게 하는 패치 등이 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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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픽사베이 |
#2. 미국 『워싱턴포스트』지에 따르면 18~49세의 미국인의 사망자 수 1위가 펜타닐을 비롯한 마약류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숫자는 2022년 약 10만7622명으로 미국 내에서 교통사고, 총기폭력이나 자살자의 수보다 많았다. 특히 2019년 7만2151명이었던 약물 중독에 의한 사망자 수는 2020년에는 9만333명(이 중 펜타닐 오남용에 의한 사망은 3만7208명)으로 하루 평균 256명, 매시간 10.6명이 약물에 의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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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중국에서 멕시코로 넘어오는 펜타닐 선적량 통제를 요청하는 서한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보냈다”고 밝혔다. 이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마약 소탕을 이유로 특수부대를 파견할 수 있다고 우려한 멕시코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협조 요청을 한 것. 미국과 멕시코 모두 펜타닐 원료 공급지로 중국을 꼽고 있다. 펜타닐 오남용으로 연간 7만여 명의 사망자를 낸 미국 측에서는 자국 내 펜타닐이 중국에서 공급되는 화학물질을 기반으로 멕시코 카르텔에서 제작된다고 성토했다.
펜타닐은 본래 말기 암환자, 사지 골절 및 절단, 뚜렷한 이유 없이 극심한 통증이 몰려오는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CRPS 환자 및 병의 말기적 고통에 힘들어 하는 동물을 위해 쓰이는 마약성 진통제이다. 그 약효는 가공할 정도.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진통제인 모르핀을 100배 농축한 것이 헤로인인데, 이 헤로인을 100배 농축한 것이 바로 펜타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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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펜타닐의 원료 대부분은 중국에서 만들어져 멕시코를 거쳐 미국과 캐나다로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서 미국에서는 중국에 대해 펜타닐 원료에 대한 생산 및 공급 통제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멕시코 정부에도 펜타닐의 생산 및 유통에 대해 강한 제재를 요구하고 있지만 멕시코는 ‘이는 미국과 미국인 문제’라고 일축하고 있다. 이에 미국과 중국 간의 대립도 더욱 격화되어 일부에서는 미국과 중국 간의 ‘신新 아편전쟁’이 시작되었다는 시각도 있다. 즉 19세기 중국이 아편에 쓰러졌듯, 21세기 미국이 자칫 펜타닐에 쓰러질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필라델피아 북동부 켄싱턴거리는 일명 ‘좀비랜드’이다. 약 3km의 이 거리는 미 동부 최대 마약 시장으로 ‘마약 월마트’라 불린다. 좀비거리에는 펜타닐 중독자들이 영화에서나 봄직한 기괴한 몸짓을 하며 걷고, 서 있고, 누워 있다. 이미 중추신경과 뇌신경이 마비 상태에 빠진 펜타닐 중독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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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사진 픽사베이) |
한 해 약 366만 명이 출생하고 약 340만 명이 사망한다. 이 중 총기 사망자수는 매년 4만5000명이다. 하지만 이는 펜타닐 등 마약류에 의한 사망자 수에 비하면 절반 규모밖에 안된다. 특히 미국국립보건원의 통계를 보면 2021년 15~24세의 불법 마약류 사망자가 7500여 명이다. 이 중 펜타닐에 의한 사망자 수가 6000여 명으로 압도적이다. 특히 2015년~2021년까지 펜타닐 오남용에 의한 사망자 수는 약 21만 명이다. 즉 18~49세 미국인의 사망 원인 1위는 암, 심장병, 총기, 자살, 교통사고가 아닌 바로 펜타닐 오남용과 중독으로 인한 사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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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가장 위험한 것이 호흡 억제다. 펜타닐 성분을 흡수한 뇌는 점차 호흡 수를 줄이게 된다. 이후 산소가 부족하게 되면서 저산소증이 와 뇌가 손상되는 것이다. 이때 대부분의 펜타닐 복용자는 뇌에서 산소가 부족한 현상을 일종의 환각 증상으로 받아들인다. 인간의 몸은 체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 흔히 우리가 숨을 참을 때 생기는 질식통을 감지하고 숨쉬기를 유도한다. 그러나 펜타닐은 이런 인간의 신경 전달 체계를 차단해 이산화탄소가 늘어나도 위험 상황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
특히 펜타닐은 극심한 변비를 유발하며 심한 구토를 반복하게 된다. 해서 구토 때마다 독한 위산이 넘어와 중독자의 대부분이 치아가 상하게 된다. 해서 마약 복용자들의 치아는 위산에 녹아 뾰족하거나, 삼각형 등 고르지 못한 모습이다. 또한 조현병 환자처럼 혼자 중얼거리게 된다.
무엇보다 펜타닐 중독자가 겪는 가장 큰 고통은 복용 시보다 중단했을 때의 금단증상이다. 통증에 반응하는 신경전달 물질이 펜타닐 복용으로 그 체계가 무너지고 작동이 금지되어 만약 또 펜타닐이 체내에 들어오지 않으면 극심한 고통을 느끼게 된다. 온몸의 작은 통증조차 발현되어 중독자를 괴롭히는 것이다. 이 금단증상은 살을 기름에 튀기고, 뼈를 갈거나 깎는 고통과 맞먹는 극심한 고통이라고 한다. 해서 중독자는 이 금단증상을 이기지 못하고 다시 펜타닐을 찾게 되고 복용량은 점차 늘어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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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닐이 모르핀, 헤로인 등 오피오이드계 마약성 약물보다 효과가 강력하고 또한 높은 이익이 생긴다는 점을 마약 카르텔들이 알게 되면서 폭발적으로 마약 시장에 뿌려졌다. 가격은 다크웹 2022년 기준으로 1mg 10정 85달러, 파우더 10g 160달러, 500g 1500달러라고 한다. 1500달러, 우리 돈 200만 원이면 500g을 살 수 있는데 이 양은 약 25만 명이 펜타닐 복용으로 사망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이후 중국에서 원료를 생산해 멕시코에서 가공, 미국과 캐나다로 반입되기 시작했다.
펜타닐은 ‘진화’를 거듭했다. 처음에는 2mg이 치사량임을 감안해 0.01mg 단위로 포장, 판매하던 것을 용량에 상관없이 무차별 공급하고 판매하여 미국사회가 펜타닐에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가짜 옥시콘틴에 헤로인을 섞어 만들던 초기에서 이제는 새로운 합성 마약으로 펜타닐보다 10배 강한 서펜타닐, 100배 강한 카펜타닐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한다. 정상적인 의약품은 정맥 주사, 경피 패치, 경구점막 정제, 구강 알약 정도다. 특히 펜타닐은 혈관 막, 뇌와 혈관 사이의 혈뇌장벽을 쉽게 통과해 약효가 즉시 발효되는 특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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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펜타닐에 대한 해독 및 치료제도 있다. 바로 ‘날록손Naloxone’이다. 이는 길항제로 주로 헤로인 과다 복용 시 사용한다. 헤로인으로 호흡중추가 마비되면 이를 회복시켜주는 해독제이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미 식품의약국FDA은 마약성진통제 과다복용 해독제인 ‘나르칸Narcan’을 일반의약품으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머전트 바이오솔루션사가 개발한 나르칸은 코에 직접 분사하는 비강 스프레이로, 처방전이 없어도 이제 미국 내 약국과 편의점에서 살 수 있게 되었다.
나르칸은 펜타닐이나 헤로인, 옥시코돈 등 오피오이드계 마약에 대해 진정 효과가 큰 날룩손을 유효성분으로 하고 있으며, 2015년 FDA에서 전문의약품으로 승인 받았다. 펜타닐 과다복용으로 호흡곤란 등 증상을 겪는 사람에게 늦지 않게 투여하면 뇌로 이동하는 마약성분을 신속히 차단해 약물 과다복용 환자가 2~3분 내 정상적 호흡이 가능하다고 한다. 해서 지금 미국과 캐나다의 경찰들은 이 약품을 상비한다. 하지만 이 나르칸 패키지의 가격은 47달러, 한화 6만3000원으로 빈민층이 대부분인 펜타닐 중독자에게는 비싼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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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마약 중 가장 극강인 펜타닐. 마약상들조차 ‘인생 망치고 싶으면 펜타닐을 하라’고 할 정도다. 호기심으로 시작하기에는 그 폐해와 부작용은 죽음까지 각오해야 한다. 마약에 의한 사회적, 국가적 문제는 비단 미국만의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역시 많은 1020세대가 마약에 쉽게 노출되고 있다. 특히 다크웹을 통한 마약의 유통은 단속의 사각지대이다. 마약은 술이나 담배 같이 본인의 의지, 약물 등으로 끊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보통의 마약 중독자들 중 약 80%가 다시 마약에 손을 댄다고 한다.
부정, 불순물 등이 하나도 없는 상태, 즉 청정상태가 되기는 어렵다. 그렇듯 우리나라 역시 마약에서 순결한 청정지구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젊은 세대들이 마약에 쉽게 노출되는 환경이
[글 권이현(칼럼니스트) 사진 픽사베이]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7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