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은 그저 골목길을 걷기만 해도, 아주 먼 나라로의 시간여행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고풍스런 한옥과 형형색색 세련된 한복을 차려 입고 골목 사이를 거니는 여행자들이 만들어내는 풍경 역시 그렇게 정겨울 수가 없다. 여행의 즐거움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새로운 명소를 만나는 즐거움도 있다. 여행자의 취향과 재미를 사로잡을 만한 북촌의 새로운 문화체험 스폿을 소개한다.
인플루언서들의 요즘 주요 관심사는 여행과 패션 그리고 음식이다. 북촌 한 편에 자리 잡은 한식문화공간 이음에 젊은 세대의 발길이 잦은 것은 음식에 대한, 특히 한식에 대한 특별한 관심 때문이다. 이음에서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한식의 보편적 수준을 넘는 창의적이며 트렌디한 우리 음식을 접할 수 있다. 체험과 교육을 통해 직접 한식을 만들어 보는 것도 가능하다. 공간 안에 있는 식품명인체험홍보관에서 김치와 고추장, 술과 유과, 궁중떡볶이까지 명인의 재료와 레시피를 이용한 다양한 전통 식품을 만들어 볼 수 있고, 명인의 전통식품 강의를 들을 수도 있다. 공간 내에서 요즘 가장 핫한 곳은 1층에 있는 전통주갤러리. 술에 대한 요즘 젊은 세대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곳이다. 이곳에는 우리 전통주 300여 점이 전시되고 있는데 그 가운데 80여 점을 시음할 수 있고 또 구입할 수도 있다.
남산이 훤히 바라보이는 북촌 한옥마을 꼭대기에 자리 잡고 있는 북촌빈관은 ‘귀한 손님이 머무르는 집’이라는 의미의 도시형 한옥 체험시설이다. 서울시 소유 공공한옥으로, 지역적 특성과 도시형 한옥의 특징을 살려 시민들이 도심에서 한옥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다. 공공한옥의 취지에 맞게 숙박을 할 수 있는 ‘한옥스테이’와 누구나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커뮤니티 라운지를 갖추고 있다. 북촌빈관 한옥스테이는 5개의 객실로 서울한옥포털 및 락고재 예약 사이트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서울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최고의 전망과 편백나무 욕조를 갖춘 객실 등 품격과 운치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한옥마을 골목을 거닐다 문득 마주치게 만든 커뮤니티 라운지 ‘더 리빙룸’은 북촌을 찾는 누구나 이용 가능한 휴게 공간이다. 북촌 골목을 유람하다 힘이 들면 잠시 들러 쉬어가면 좋다.
요즘 북촌을 여행하는 사람들이 특히 궁금해 하는 핫플이 하나 있다. 길을 걷다 누구나 사진부터 찍으려 하는 인상적인 공간, 설화수의 집이다. 화장품 ‘설화수’의 플래그십 스토어인 이곳은, 한옥의 변신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전통이라는 바탕 위에 현재를 조화롭게 얹은 친근한 문화공간이다. 전통한옥의 기본 골격과 재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한옥 디자인으로 서울우수한옥 ‘우수한옥디자인’ 분야에 선정되기도 했다. 설화수의 집은 1930년대의 한옥과 1960년대의 양옥까지,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두 건물 사이의 축대를 해체하고 열린 중정을 만들어 한옥과 양옥을 연결했으며, 특별한 가치와 미감을 지닌 여성의 집을 꾸
[글과 사진 이상호(여행작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72호(23.3.28)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