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프리미엄 리빙·라이프스타일 전시회 ‘2023 서울리빙디자인페어(Seoul Living Design Fair 2023)’가 지난 2월22일부터 26일까지 5일간의 일정으로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관(A, B, C, D홀)에서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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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28회를 맞은 ‘서울리빙디자인페어’는 국내 리빙·디자인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1994년부터 열려온 국내 최대 규모의 리빙 전시회다. 라이프스타일 전시를 통해 리빙 디자인을 자신의 삶에 현실로 구현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국내외 인테리어 신제품 발표와 홍보, 정보 교류의 장으로 평가받으며 국내 리빙·디자인 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다. 일상의 혁신과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상품을 전시할 뿐 아니라 역량 있는 디자이너, 전문가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더 나은 삶의 가치를 콘텐츠로 보여주며 한국 리빙 산업의 미래를 이끌어 가고 있는 전시다.
2월22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 ‘2023 서울리빙디자인페어’ 전시 현장은 첫 날부터 봄맞이 인테리어·리빙 트렌드를 살펴보고자 방문한 관람객들로 북적거렸다. 봄맞이 인테리어·홈스타일링에 대한 관심 급증으로 개막 당일 관람객은 전년 대비 40% 증가하며, 전시회가 열린 닷새간 15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참여 브랜드 역시 역대 최대 규모로, 이번 시즌에는 국내외 건축·인테리어·가구·텍스타일(textile) 등 라이프스타일 관련 400여 개의 브랜드가 참여해 리빙 트렌드를 반영한 전시·체험·이벤트를 진행했다. 현장에서는 관람객이 서울리빙디자인페어를 오감으로 폭넓게 즐길 수 있도록 아티스트와 협업해 연출한 브랜드 전시가 특히 관심을 모았고,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흥미로운 콘텐츠들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번 전시는 디자이너와 브랜드, 소비자가 한자리에 모여 공간, 경험, 일상의 가치를 나누는 것은 물론, 국내 인테리어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유명 건축가와 디자이너의 기획전시인 ‘디자이너스 초이스’를 비롯해 ‘리빙 트렌드 세미나’, ‘리빙 디자인 어워드’ 등 다양한 부대행사들도 함께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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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 서울리빙디자인페어 |
화이트 정원 마당에서 호랑이들…‘호안시방虎眼十方’
먼저 ‘서울리빙디자인페어’ 기획전은 아트와 디자인, 그리고 컬처의 시각으로 리빙에 대한 생각을 아티스트와 관객이 공감했던 공간이다. 이번 23년도 전시에는 공간 디자인과 공간 마케팅의 권위자인 이정교 작가가 참여했다. 그가 관객과 소통하는 주요 매개체는 공간, 최근 우리가 겪고 있는 팬데믹. 그리고 사회 시스템의 새로운 형식으로 정원 마당이란 공간에 호랑이를 담았다.
‘화이트 정원마당에서 호랑이들…호안시방虎眼十方’은 상징×전통×디지털 정보 시대×멀티 페르소나 문화 등을 함축하는 설치미술과 그 이야기를 담은 공간 디자인이었다. ‘호안시방’은 호랑이의 예리한 눈으로 넓은 세상을 신중하게 보라는 뜻. 최근의 변화(팬데믹과 사회 시스템의 새로운 형식, 뉴노멀) 속에서 세상을 예리한 통찰력으로 꿰뚫어보며 넓고 깊이 있게 마주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공간이다. 사방호의 호랑이에서 시작된 다섯 번째 호랑이, 평면 작업(White와 Black), 5개의 작은 오방색 호랑이, 그리고 다양한 모습을 탐색하는 아주 작은 호랑이(3D 프린팅)들이 이 정원 마당을 이루며 이야기를 꾸민다. 예로부터 호랑이는 수호신을 상징하며, 벽사적·길상적 의미로 여겨져 왔다. 화이트 정원 마당 속에서 전개되는 호랑이의 이야기를 탐색하며, 관객과 작품 속에서 상호 교감하는 산책길에 동행하기. 관객들은 그렇게 작가의 공간으로 들어가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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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교 작가의 호안시방 |
국내외 정상급 디자이너가 그리는 미래 주거 공간을 구현해낸 ‘디자이너스 초이스’. 김대균 건축가가 ‘집으로 스며드는 아웃도어 라이프 스타일’을 주제로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집을, 문승지 가구디자이너는 ‘최소한의 것, 필요한 만큼만’이라는 키워드를 공간과 가구 디자인에 접목해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또 이희진 공간 디자이너는 ‘너의 상상 속 라이프로 접속하라!’라는 메시지로 변혁의 시대에 공간을 재해석했다.
#1 ‘착착 스튜디오’의 김대균 건축가는 ‘집으로 스며드는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을 주제로,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최대한 자연 가까이에 들어갈 수 있는 집을 연출했다.
그의 ‘기후’ 캐빈은 세 가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첫째는 자연으로 들어가는 집이다. 작은 집은 자연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고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지속 가능한 건전함이다. 기후 위기를 맞아 집에 전기에너지와 물에 대한 지속 가능성을 담으려고 한다. 셋째, 집의 기능이 확장되는 집이다. 텃밭을 가꾸거나 취미 활동을 하는 집은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외부 덱은 실내에서 할 수 없는 집의 기능을 확장할 수 있는 바탕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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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균 건축가의 작품 |
#2 ‘팀바이럴스’의 문승지 가구 디자이너는 ‘최소한의 것, 필요한 만큼만’이라는 키워드로 환경 문제에 대한 고민을 공간 및 가구 디자인에 접목시킨 전시를 진행했다.
문승지 작가는 친환경 브랜드 플리츠마마(PLEATS MAMA)의 환경에 대한 고민을 담은 제로웨이스트 방식의 홀 가먼트 니팅 제조 기법을 가구 디자인에 접목했다. 작가와 브랜드가 지향하는 조금 더 덜어내는 디자인 방식과 소재 제작 방식, 더 나아가 디자인 행위를 통해 환경 문제에 대한 고민을 공간과 작품 속에 투영하여 관객들과 공유하고 지속 가능한 디자인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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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승지 가구 디자이너의 작품 |
#3 ‘스튜디오 쏘노리’의 이희진 공간 디자이너는 ‘너의 상상 속 라이프로 접속하라!’라는 메시지로, 벽면에 영상을 재생하는 아트월을 활용해 단순한 형태로 구성된 주거환경을 구현했다.
이희진 작가는 몰핑 큐브 작업을 통해 집을 영상으로 재생하는 아트월로 재해석, 집은 주거를 위한 제품이라는 시각으로 접근한 전시를 선보였다. 집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며 다양한 용도와 형태를 수용할 수 있게 해준다. 화이트 큐브의 단순한 형태로 구성된 주거 환경에 상상력을 자유롭게 발휘하여 머릿속에서 구체화되는 공간을 그려보고자 했다. 물리적 환경과 가상의 환경이 현실로 통합되며, 일반적 공간이 색다른 경험을 거쳐 특정한 존재감과 개별성을 갖는 장소가 되는 ‘접속의 시대’로 관객들을 초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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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진 공간 디자이너의 작품 |
올해 행사에서 특히 주목할 키워드는 ‘스몰(Small)’로, 작고 간결한 디자인과 절제된 아름다움을 담아낸 브랜드 전시가 진행됐다. 최신 트렌드를 보여주는 가구와 인테리어 제품, 생활을 더욱 편리하고 스타일리시하게 만들어줄 가전과 홈 텍스타일 브랜드를 비롯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콘텐츠들로 대중의 호응을 이끌었다.
이번 전시에는 국내외 가구, 건축, 인테리어, 가전, 생활소품 등 여러 분야에서 400여 개 브랜드가 참여해 다채로운 콘텐츠를 선보였다. 행사장은 크게 국내외 유명 브랜드의 제품을 전시하는 ‘브랜드관’과 디자이너들이 공간을 꾸민 ‘기획관’으로 구성됐다.
올해 브랜드 전시에서 많은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홈 오피스 공용 제품, 최근 재택근무, 원격근무가 보편화되면서 사무용 가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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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잔한 물결이 이는 듯한 효과와 베로나 핑크 벽면재가 만난 한솔홈데코의 메인 전시 공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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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이가득한집x카인드스페이스_폴트로노바의 거울, 드라아데의 NEMO 체어로 잠시 차원이동한 듯한 경험을 선사하는 공간 |
최근 리빙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가전 브랜드들도 다양한 볼거리로 관람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대표적으로 LG전자는 최도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협업해 ‘LG 디오스 오브제 컬렉션 무드업’의 빛과 음악으로 공간의 분위기를 바꾸는 ‘MoodUP Time’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공감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부스로, 공간은 터치 한 번으로 분위기를 바꾸는 제품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코웨이는 슬립 테크의 스마트 매트리스와 안마의자 마인,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의 체험존을 마련해 큰 호응을 얻었다. 여기에 가전 브랜드 미닉스, 루메나, 콤마 역시 작은 공간에 두기 적절하며, 디자인까지 겸비한 소형가전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가구 브랜드 플랫포인트는 간결한 이미지를 통해 일상의 특별함을 완성할 수 있는 제품을 전시, 조명브랜드 아고는 간결하고 절제된 디자인을 통해 시간이 흘러도 지속성을 갖춘 자사의 철학이 담긴 제품을 소개했다.
누하스는 2023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FLY ME TO THE LUNA’展을 진행, 이번 전시에서 키네틱 아티스트 정우원 작가와 함께 신제품 LUNA(루나) 4D 리클라이너 체어의 이름처럼 달을 모티브로 한 제품을 선보였다.
서울리빙디자인페어를 통해 최초로 소개된 제품들도 살펴보자. 구정마루는 신제품 블론테로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커스터마이징 마루를 제안했다. 더체어는 Hybrid Work & Home 컬렉션을 처음 선보였다. 오피스 기업 Steelcase(스틸케이스)와 이탈리아 디자인 브랜드 Arper(알퍼)로 구성된 더체어의 첫 번째 컬렉션에는 집과 오피스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하이브리드 공간 제안을 담았다. 이 밖에도 FIT4WORK는 의자에 오래 앉아 작업을 하는 사람을 위해 작업자의 신체 상황과 사용 디바이스를 고려하여 습관을 바꿀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했다.
올 시즌 ‘리빙트렌드세미나(Living Trend Seminar)’ 는 ‘작은 것의 가치(The value of small)’를 주제로 진행됐다. 총 6명의 글로벌 리더가 연사로 나선 이번 세미나에는 작년 대비 2배 많은 현장 방문객이 참여해, 커다란 영향을 불러오는 작은 변화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소함으로부터 출발해 환경·에너지·사회를 바꾼 각계 전문가들의 경험을 듣고 인사이트를 얻는 특별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이 외에도 다양한 부대행사가 이어졌다. 맘&키즈 테마관인 ‘아이가 자라는 집’에서는 아이와 함께하는 행복한 삶을 주제로, ‘자연이 가득한 집’에서는 친환경 먹거리와 오가닉 라이프를 실천하는 다양한 브랜드들의 전시가 마련됐다.
전문 심사위원단의 심사를 통해 올해 최고의 브랜드와 공간을 선정하는 ‘리빙 디자인 어워드’에서는
[자료제공 MBN]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70호(23.3.14)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