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 코끼리의 흥분 반응이 딸 코끼리보다 커
↑ 아프리카코끼리/사진=연합뉴스 |
프란치스카 회르너 독일 부퍼탈 대 동물학자의 실험 결과, 코끼리는 12년이 지났어도 가족의 냄새를 구별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020년, 연구팀은 드문 기회로 독일 내에 흩어져 있던 코끼리 모녀 2쌍을 한 동물원에서 기르게 됐습니다. 이들은 코끼리가 가족의 냄새를 얼마나 오래 기억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재회 전 네 마리의 코끼리 배설물을 확보해 인척 관계가 없는 코끼리의 배설물과 함께 두고 반응을 살폈습니다.
그 결과, 인척 관계가 없는 배설물은 잠시 냄새만 맡고 지나쳤지만, 헤어진 딸의 배설물에는 오랜 시간 조사하고 강하고 긍정적인 흥분 반응을 보였습니다.
남아프리카의 짐바브웨에서 태어난 엄마 코끼리 '포리'는 여느 때처럼 우리 문이 열리자 방사장으로 나갔습니다. '포리'는 눈앞에 낯선 똥 무더기를 보았고. 냄새가 익숙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한동안 냄새를 맡던 '포리'는 그 똥이 12년 전 헤어진 딸 '타나'의 것임을 눈치 챘습니다. '포리'는 이리저리 '타나'를 찾아 다니면서 귀를 펄럭였고 '우르릉' 소리를 내며 흥분을 표시했습니다. 이렇게 '포리'와 '타나'는 떨어져 산 지 12년 만에 만나게 됐습니다.
↑ 아프리카코끼리/사진=연합뉴스 |
흥미로운 것은 엄마와 딸의 흥분 반응이 차이가 난다는 사실입니다. 엄마는 헤어진 딸의 배설물을 보고 11가지 흥분 반응을 보인데 비해, 딸이 엄마의 배설물을 발견했을 때는 2~3개 반응에 그쳤습니다.
연구자들은 "어미는 새끼를 기르는 데 모든 걸 바치기 때문에 딸의 존재 가능성에 감정적 동요가 큰 것 같다며 두 어미 코끼리 모두 새끼를 잃은 경험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건조지대에 사는 아프리카 코끼리는 거친 환경 속에서 한정된 자원을 찾아 먼 거리를 이동합니다. 이때 가족의 유대를 유지하기 위해 냄새를 맡는 감각이 매우 중요하다고 연구자들은 밝혔습니다. 그중에서도 모녀 사이의 유대는 장기간 끈끈하게
독일의 한 동물원에서 만난 '포리'와 '타나'는 서로의 코를 비비며 ‘포옹’하는 등 12년 만에 재회하는 순간을 즐겼습니다. 이 연구는 ‘동물’ 최근호에 실렸습니다.
[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hj42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