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풍경을 선물처럼 안겨주기도 한다. 꽁꽁 언 산을 올라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지만 그 길에서 만나는 겨울 풍경들은 쉽게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순백의 눈과 신비스런 상고대가 빛나는 겨울왕국, 아름다운 설산으로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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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유산(사진 이상호) |
무주의 사계 가운데 가장 빛나는 계절, 겨울 무주의 백미는 덕유산이다. 덕유산은 해발 1614m로 남한에서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산이자 우리나라의 12대 명산 중 하나다. 주봉 향적봉을 중심으로 남서쪽으로 뻗어 있는 능선이 장쾌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상고대와 설경을 뽐내는 덕유산의 겨울은 압도적 아름다움의 결정체다. 덕유산 순백의 눈꽃을 보기 위해선 정상인 향적봉까지 가야 한다. 거기에서 1.1㎞ 거리인 중봉까지 다녀오면 눈꽃여행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구천동 계곡에서 향적봉까지 약 8.2㎞. 걸어서 4~5시간은 족히 걸리지만 정상의 턱 밑인 설천봉(1520m)까지 올라가는 곤돌라 덕분에 편하게 오를 수 있다. 설천봉의 풍경과, 그곳에서 만나는 상제루와 향적봉의 전경은 천상의 비경이다. 향적봉으로 가는 길에는 ‘덕유산 상고대’가 펼쳐지고, 중봉으로 가는 길에서는 주목과 구상나무가 하얀 눈과 어우러져 있다. 덕유산의 눈꽃 산행은 시 산 정상부의 체감 기온이 평지보다 훨씬 낮기 때문에 방한복과 등산화, 아이젠과 스틱은 필수다. 산행 후 곤돌라로 하산할 경우, 마지막 탑승 시각을 확인하자.(곤돌라 운영 시간(동절기): 09:00~16:00 *연중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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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백산(사진 단양군청) |
충북 단양의 가곡면과 경북 영주 순흥면 일대에 걸쳐 있는 소백산은 ‘한국의 알프스’라 불리는 명산이다. 겨울이면 ‘하얀 눈을 머리에 이고 있다’ 하여 소백산(小白山)이란 이름이 붙었다. 그만큼 적설량이 많고 설경도 유명하다. 소백산 능선은 북동에서 남서로 길게 펼쳐져 있는데 겨울 북서풍을 그대로 맞는 지형적 특성으로 상고대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특히 수령 500년이 넘는 주목 군락에 피어나는 상고대는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소백산은 정상 비로봉이 해발 1439m로 결코 만만한 산이 아니지만 등산 코스가 잘 정비돼 있어 큰 무리 없이 겨울 산을 즐길 수 있다. 7개의 등산로 가운데 천동계곡 코스(6.8㎞, 약 3시간 소요)나 죽령 코스(7㎞, 약 2시간40분 소요)가 비교적 수월하다. 비로봉 부근의 칼바람이 매섭지만, 정상에서 바라보는 눈부신 설원과 파도처럼 펼쳐진 능선의 풍광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또 비로봉 정상의 일출 역시 백미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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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백산(사진 태백시청) |
‘민족의 영산’으로 불리는 태백산은 그 옛날부터 하늘로 통하는 성스러운 산으로 여겨진 곳이다. 새해가 되면 많은 이들이 그곳에 올라 떠오르는 해를 보며 저마다의 간절한 소원을 비는 이유다. ‘태백’이란 이름은 웅장하고 거대하지만 산세는 거칠지 않다. 정상으로 가는 길이 비교적 완만한 편이라 겨울 산행지로도 인기가 있다. 태백산 여행의 백미는 일출과 설경. 태백산 천제단에서 맞는 해돋이는 다른 일출 명소에서 느낄 수 없는 거룩한 감동을 준다. 태백산의 겨울을 눈부시게 만드는 또 하나 풍경은 설경이다. 유일사 입구에서 정상인 1567m의 장군봉까지 가는 길은 황홀한 눈꽃세상이 펼쳐진다. 특히 태백산의 장관으로 꼽히는 주목 군락지는 겨울에 더욱 빛난다. ‘살아서 천 년, 죽어서 천 년’을 간다는 주목은 강인한 생명력으로 태백산을 지켜왔고,
[글 이상호(여행작가) 사진 이상호, 단양군청, 태백시청]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63호 (23.1.17)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