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적 사고는 일반 사람들이 무시하는 세밀함에 집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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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템플 그랜딘 교수 / 사진 = CNN |
최근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가 시청률 고공 행진을 하는 등 연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우영우의 실제 모델인 세계적인 동물학자 템플 그랜딘(75)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드라마 속 주인공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지닌 천재 변호사입니다. 방송 초반엔 해당 설정이 비현실적이며 '드라마라서 가능하다'는 비판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우영우라는 캐릭터는 실제 모델이 있었고, 이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지닌 동물학자, 템플 그랜딘 교수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24일 '우영우' 제작진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템플 그랜딘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교수를 참고해 우영우의 캐릭터를 창조했다"고 밝혔습니다.
1947년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난 템플 교수는 두 살 때 의사로부터 자폐 진단을 받았습니다. 당시 의사는 템플에게 "보호 시설에서 평생을 살게 될 것이다"라고 진단했지만, 그녀의 어머니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어머니의 헌신적인 교육을 통해 템플은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자신의 인식 세계를 받아들이고 이를 발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또 템플이 중학교 시절 만난 선생님은 템플의 자폐를 그저 장애로 남겨두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이고 가치 있는 일에 사용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이러한 성장 과정을 통해 템플은 '동물과의 교감 능력'이라는 본인의 재능을 발견하고 가꾸어 나갔습니다.
템플은 이후 프랭클린 피어스 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하고 1975년 애리조나 주립대학에서 석사학위, 1989년 일리노이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템플은 동물이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축사와 동물의 이동 경로에 가장 적합한 가축 시설을 설계했습니다. 해당 가축 시설은 현재까지도 미국 가축 시설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업적으로 템플은 2010년 미국 시사주간 타임이 꼽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템플은 본인의 웹사이트를 통해 "자폐를 겪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유용한 기술을 그들을 위해서나 사회를 위해서 육성해야 한다"며 "자폐증 치료법이 발견되더라도 그저 그대로 살아갈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져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2013년 템플은 카우보이 복장을 하고 테드 강연에 나서기도 했는데, '우영우' 제작진은 영우의 법정 장면을 해당 강연을 참고해 연출했다고 밝혔습니다. 테드 강연에서 템플은 "자폐적 사고는 대부분의 사람이 무시하는 세밀함에 집중하며 이는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해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꾸는 데 힘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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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 사진 = 연합뉴스 |
[변혜인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anny551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