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 "이전에도 사냥경험 있는 것으로 보여"
"정상적인 거북의 행동과는 다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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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끼리거북의 새끼 제비갈매기 사냥 장면/사진=연합뉴스 |
동화에서 인내와 지혜를 가진 동물로 자주 묘사되는 거북이 어린 새를 잡아먹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생물학연구소장 저스틴 게를라흐 박사의 연구팀은 동아프리카 연안 세이셸의 프리깃 섬 숲 속에서 코끼리거북이 새끼 제비갈매기를 사냥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을 분석해 생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공개했습니다.
저널 발행사 '셀 프레스'(Cell Press)가 공개한 영상 속에서 성체 암컷 거북은 통나무 위의 새끼 제비갈매기를 향해 느린 속도로 다가가 물 수 있는 거리가 되자 입을 벌리고 달려들어 머리를 문 뒤 통째로 잡아먹습니다.
새끼 제비갈매기는 부리를 이용해 방어를 시도하지만 도망갈 곳을 찾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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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끼리거북의 새끼 제비갈매기 사냥 장면/사진=연합뉴스 |
행동이 느려 초식만 가능할 것 같은 거북이 야생에서 다른 동물을 잡아먹거나 칼슘이 풍부한 뼈나 조개껍데기 등을 먹는다는 보고는 기존에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거북이 다른 동물을 직접 사냥해 먹는 것인지, 죽은 생물을 발견해 먹는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프리깃 섬의 자연보호 관계자가 촬영한 해당 영상은 거북의 의도적으로 계획된 사냥 행위를 명확하게 보여준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게를라흐 박사는 "거북이 제비갈매기를 겨냥해 직진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아주 이상하고 정상적인 거북의 행동과는 다른 것"이라며 "내가 본 것을 믿을 수 없었으며, 소름 끼치면서도 놀라운 것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제비갈매기는 나무에 등지를 트는 새로, 둥지에서 떨어진 새끼는 어떻게든 바닥을 벗어나려고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상 속 제비갈매기가 거북을 피해 더 이상 달아나지 못하고 통나무 위에서 안간힘을 써 버틴 것이 그 이유라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이 거북은 이전에도 통나무 위에서 다른 새끼 제비갈매기를 사냥한 경험이 있고, 사냥하는 방법을 정확히 알고 있었던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사냥하는 거북이 얼마나 되는지와 다른 지역 거북이의 사냥 여부, 사냥 빈도 등에 대해서는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게를라흐 박사는 "우리가 본 것이 진화적 영향을 갖는 새로운 행동을 개발 중인 거북인지 아니면 단순히 한순간의 흥미로운 관찰거리인지 모르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어 프리깃 섬에서의 자연보호 노력의 결과로 바닷새와 거북 개체군이 어느 정도 늘어나면서 "인간이 수백 년간 보지 못했던 자연적 행동의 조건을 만들고 있
그는 거북이 뼈 형성에 도움이 되는 달팽이 껍질을 섭취한다는 주장이 많았지만 달팽이를 본격적으로 먹지 않는 이유는 알 수 없었다며 이번 영상으로 한 가지 분명해진 점은 "제비갈매기를 먹는다는 것이 분명해진 만큼 초식을 했을 때의 편안함과 비교해 꽤 많은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