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란고리문어 / 사진=ABC뉴스 |
이 달부터 전국 해수욕장이 순차적으로 개장합니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 해변을 찾는 피서객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처음 보는 바다 생물에 손을 댔다가 자칫 큰 위험에 빠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됩니다.
신비로운 생김새 뒤에 심한 경우 쇼크사에 이르게 하는 독성이 숨어있어 반드시 멀리해야 한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청산가리 10배, 복어 1천 배에 달하는 '맹독'을 가진 '파란고리문어'가 대표적입니다.
평소 노란색 또는 황갈색을 띠다가 사냥을 하거나 위험을 감지하면 파란 줄무늬가 생기고 고리 모양 빛을 냅니다.
흥분하지 않는 이상 특유의 문양이 생기지 않아 일반 문어와 구별이 어려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2012년 제주도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여수와 울산, 부산 기장군 등에도 간헐적으로 출현하고 있는데 지난 5월 제주 앞바다에 또 등장해 화제가 됐습니다.
특히 파란고리문어는 소량으로도 신체를 마비시키거나 호흡곤란을 유발하는 '테트로도톡신'을 지니고 있어 위험합니다.
실제로 2015년 5월 제주 협재해수욕장에서 게, 고둥을 잡던 관광객이 파란고리문어에 손가락을 물렸는데, 심하게 부풀어 오른 것은 물론 응급처치 후에도 손뼈가 시릴 정도의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파란고리문어를 만졌거나 물렸다면 바로 생수 등으로 씻어낸 다음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야 합니다.
강영준 제주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최악의 경우는 호흡근 마비"라며 "입 주변 얼얼한 느낌이 들다가 전신으로 퍼지기 때문에 초기 증상 발현 시 바로 응급실로 달려가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올여름 스쿠버다이빙에 도전한다면 깊은 바다에 사는 '청자고둥'과 마주칠 가능성도 있습니다.
↑ 청자고둥 / 사진=ABC 뉴스 |
작살 모양 독침을 쏠 경우 고무 재질 잠수복도 쉽게 뚫릴 정도로 위험합니다. 침 속 신경독인 '코노톡신'은 때론 인명까지 위협하지만 마땅한 해독제가 없습니다.
사고 발생 시 지체 없이 물 밖으로 나와 그 위쪽을 붕대로 단단히 묶고 10분에 한 번꼴로 90초씩 풀어주길 반복하며 119 구급대를 기다려야 합니다.
한국스쿠버아카데미 자문위원인 강영천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쏘인 자리를 십자로 긋고 입으로 빨아내는 등 행위는 의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바 없고 외려 파상풍 등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가슴지느러미가 마치 사자 갈기를 두른 듯해 '라이온 피쉬'라 불리는 '쏠배감펭'에도 각별한 주의를 쏟아야 합니다.
등지느러미 끝쪽 가시 독성이 제일 강한데 그 모양이 길고 날카로워 청자고둥 독침 못지않은 관통력을 자랑합니다.
어두운 곳에선 보호색을 띠는 데다 사방으로 뻗은 갈기와 촉수가 펄럭여 해초로 착각하기 쉽고 사람에게 먼저 다가오기도 하지만 가까이 가지 않는 것이 최선입니다.
간혹 낚싯대에 걸려 올라오는데 바늘에 낀 고기를 다룰 때도 조심해야 합니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어류생태팀 김가희 아쿠아리스트는 "죽어서도 가시에 독이 남아있을 수 있어 잡자마자 바로 물에 넣어야 한다"며 "전문가도 찔리지 않으려고 물과 함께 운반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어지러움과 설사, 구토, 발열 등을 동반하는데 찔린 부위를 즉시 뜨거운 물에 담그되 계속
지난달 해양수산부가 전남과 경남, 제주에 노무라입깃해파리 등 해파리 출몰도 잦아져 관련 주의보를 발령했습니다.
강영준 교수는 "해파리가 자주 나오는 해수욕장은 새벽마다 해경이 수거하는 만큼 개장 시간에만 물놀이하는 게 안전하다"며 "발견 시 안전요원에게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