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뭇잎로봇 / 사진=서울대 제공 |
국내 연구진이 프로펠러나 지느러미 같은 추진 장치 없이 떨어지는 나뭇잎같은 움직임을 통해 물속에서 수영할 수 있는 수중 소프트로봇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서울대 기계공학부 조규진 교수팀은 오늘(22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Science Robotics)에서 종이처럼 얇은 연성 복합소재를 이용해 물속에서 나뭇잎이 팔랑거리는 듯한 거동을 하며 원하는 위치로 이동할 수 있는 수중 소프트로봇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인 '나뭇잎이 공기 중에서 팔랑이며 떨어지는 운동'에서 핵심 원리의 영감을 얻어 가볍고 얇은 물체가 공기저항의 영향을 받아 특별한 추진력 없이도 다채로운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것을 모방했습니다.
연구팀은 열에 반응해 밀도가 크게 변하는 연성 복합재료를 종이처럼 얇게 패터닝하고 그 안에 열을 전달하는 스테인리스 금속선을 넣은 나뭇잎로봇을 제작, 금속선에 열을 공급하면 기체가 발생하면서 그 위치의 밀도가 변하게 하는 방식으로 전체 시스템의 밀도분포를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 a) 피부형태의 부력제어 기술 및 이를 활용한 헤엄치는 나뭇잎로봇 모식도. b) 부력제어 원리. 탄성중합체 내부에 끓는점이 낮은 기체를 삽입한 구조, 열에 반응해 큰 부피변화를 만들어내 부력을 제어함 / 사진=서울대 제공 |
능동적 밀도분포 제어기술은 나뭇잎로봇 몸체의 큰 변형이나 프로펠러 같은 추진기 없이도 열을 공급하는 위치를 제어하는 방법으로 나뭇잎이 팔랑거리는 듯한 수중 움직임을 만들어내면서 원하는 위치로 이동 가능합니다.
6각형 형태로 삽입된 스테인리스선 중 한쪽에만 전기를 공급하면 그쪽에서만 열이 발생해 기체가 생성되면서 물 위로 떠오르려는 부력이 생기고, 나뭇잎로봇은 부력이 발생한 쪽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은 밀리미터(㎜) 수준의 작은 크기부터 수미터(m) 이상의 대면적까지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다"며 "탐사 및 해양환경 유지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들을 나뭇잎로봇에 집적시킬 수 있는 잠재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나뭇잎의 팔랑거리는 낙하운동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나뭇잎로봇의 수중거동 / 사진=서울대 제공 |
이어 소형 물탱크에 기름흡착 시트를 부착한 나뭇잎로봇을 넣고 스스로 해상 기름유출 구간으로 이동해 오염물질을 제거하게 하는 실험을 통해 이 기술의 실현 가능성을 입증했습니다.
연구팀은 그러나 "아직 나뭇잎로봇에 전지 및 전자회로 등을 탑재하지 못했다"며 "유동이 있는 물속에서의 움직임 제어에 관한 연구 등도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 나뭇잎 로봇 / 영상=서울대 제공 |
연구팀은 그러면서 "현재의 개념 연구를 발전시키면 수중 소프트로봇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조규진 교수는 "이 연구는 얇은 소프트로봇이 수중에서 나뭇잎의 움직임과 유사한 새로운 형태의 거동을 할 수 있다는 개념을 처음 제시했다"며 "이 개념을 발전시키면 해양오염·쓰레기 등을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수중 소프트로봇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나뭇잎로봇 / 영상=서울대 제공(첫째줄 왼쪽부터) 서울대 기계공학부 조규진 교수,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변정환 박사 후 연구원, 서울대 박민조 연구원, 백상민 연구원, 김웅배 연구원. (둘째줄 왼쪽부터)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홍용택 교수, 윤재영 연구원, 이병문 박사 / 사진=서울대 제공 |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