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35살 박모씨는 이번 설날 연휴 3인 가족이 호캉스를 보낼 부산 해운대구 특급호텔을 예약했습니다.
명절이면 항상 경남 남해에 있는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러 갔지만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로 인해 고향을 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박씨는 "지난해부터 휴가를 제대로 보내지 못해 아쉬웠는데 연휴에 모처럼 가족들과 부산 호텔에 조용히 머물며 재충전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부산에 사는 36살 이모씨도 올 연휴 서울에 있는 친정에 가지 않고 부산에서 남편과 함께 머무르기로 했습니다. 대신 집에만 있기 따분해 하루는 특급호텔에서 호캉스를 즐기고 나머지는 기장과 해운대 등 부산 주요 관광지 곳곳을 둘러볼 예정입니다.
이처럼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처로 시댁이나 고향을 찾기보다 여행을 떠나는 시민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돼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힐튼, 아난티, 조선, 시그니엘 등 부산 주요 특급호텔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따라 객실이 3분의 2 수준(전체 객실 66% 수준)만 운영 가능한데 대부분 50~60% 예약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설날 당일인 12일은 부산 주요 특급호텔 대부분이 이미 만실을 기록해 예약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추석 연휴 때는 가용 객실 제한이 없는 상황에서 60~70% 때 예약률을 기록했었습니다.
호텔 업계는 예약 문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30%가 넘는 객실을 비워둬야 하는 것에 내심 아쉬워하는 눈치입니다.
부산 한 호텔 관계자는 "지난해 추석 연휴와 비교했을 때는 확실히 예약 문의가 많다"며 "다만 객실의 3분의 2만 수준만 운영할 수 있고 5인 이상이 호텔에 투숙할 수 없는 점에서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부산은 고향을 찾으면서 호텔도 함께 찾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이용객이 크게 줄거나 늘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방역 당국은 앞으로 다가온 설 연휴가 방역의 주요 분기점이 될 전망이라는 분석 아래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정부(중앙사고수습본부)는 어제(7일) 정례브리핑에서 수도권 주민들에 대해 "수도권의 상황이 안정되지 않고 유행이 재확산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인 만큼 설 연휴 동안 귀성이나 여행 등의 이동을 꼭 자제해달라"고 거듭 요청했습니다.
지자체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해운대구는 관광시설 비상 상황반을 11일부터 14일까지 운영해 하루 74명(상황실 2명, 현장72명)을 배치합니다.
하루 한차례 관광 주요 시설 방역 소독을 하고 위생 물품 비치 등을 점검하며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도 관광객 대상으로 계도할 방침입니다.
차박의 성지로 불리는 기장군은 불법 차박·캠핑에 대한 단속 강화를 예고했습니다.
기장군은 지난달 13일부터 기장군 연안 감염병 예방조치 행정명령에 따라 관할 해수욕장과 호안도로 일
위반 시에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80조에 따라 3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되며,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시에는 구상권도 청구합니다.
군은 명절 연휴 주요 해안가에서 불법 차박이나 캠핑을 하는 캠핑족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단속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