눌어붙지 않는다는 프라이팬에 기름까지 두르고 계란프라이를 하는데 팬 바닥에 덕지덕지 눌어붙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체코학술원의 과학자들이 프라이팬 표면에 두른 식용유의 유체 특성을 조사해 눌어붙는 이유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연구 결과를 학술지 '유체 물리학'(Physics of Fluids)을 통해 발표했습니다.
이 학술지를 발행하는 미국 물리학 관련 단체들의 연합체인 미국물리학연구소(AIP)에 따르면 연구팀은 세라믹 입자로 된 표면을 가진 눌어붙지 않는 프라이팬 위로 비디오 카메라를 설치하고, 가열 과정에서 기름막 내에 '건조점'(dry spot)이 형성되고 주변으로 확산하는 속도 등을 측정했습니다.
이를 통해 프라이팬에 얇게 두른 해바라기유 막에서 주변으로 열이 전달되는 '열모세관 대류'로 팬 중앙에 건조점이 형성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프라이팬을 가열하면 팬의 기름 막에 온도 차이가 생기면서 기름 막 내에 일종의 대류를 형성해 기름이 중앙에서 주변부로 향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팬 중앙에 남은 기름 막은 임계 값을 넘어 얇아지게 되면 결국 파괴되고 음식은 눌어붙고 맙니다.
연구팀은 테프론으로 코팅된 팬을 이용해서도 같은 실험 결과를 얻었습니다.
논문 제1 저자인 알렉산데르 페도르첸코 연구원은 "팬에 건조점이 형성되는 것을 피하려면 기름 막 두께를 늘리고, 팬 표면을 완전히 기름 막으로 덮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러면서 "팬을 적당히 가열하고 바닥이 두꺼운 팬을 사용하거나 팬 위의 음식물을 자주 저어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페도르첸코 연구팀이 프라이팬 실험을 한 진짜 이유는 음식이 눌어붙지 않는 방법을 찾는데 있는
액체 증류탑 등 다양한 장치에 이용되고 있는 얇은 액체막이 파괴되고 건조점이 형성되는 과정과 속도를 규명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연구팀은 "건조점 형성이나 기름 막 파괴는 전자부품의 급격한 과열을 초래하는 등 부정적 역할을 한다"면서 이번 실험 결과가 주방을 넘어 더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