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에 앉아 먹다 무심코 흘린 과자 부스러기, 곧 냄새를 맡은 개미들이 바글바글 꼬인다. 그리고 개미들의 긴 행렬이 과자 부스러기에서 개미집까지 길게 이어진다.
그런데 어떤 개미들은 집까지 똑바로 가지 않고 왜 구불구불한 줄을 만드는 걸까? 어떤 규칙으로 줄을 만드는 것일까? 개미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면서 움직이는 걸까? 신간 ‘개미의 수학’은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자연현상에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며 시작한다.
이동경로 찾기, 페로몬을 통한 상호 소통, 친족 관계를 바탕으로 한 사회성까지…. 작지만 복잡한 개미의 다양한 면모를 수학, 빅데이터, 코딩,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도구를 통해 분석한다.
책은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대학원에서 생명현상을 수학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저자 최지범 씨가 2년에 걸쳐 진행한 실험의 과정과 결과를 담아내고 있다. 저자는 자칫 어려울 수 있는 수학 공식과 분석 결과를 자신의 솔직한 이야기와 함께 친근한 문체로 버무렸다. 덕분에 ‘개미의 수학은’ 딱딱한 과학 논문보다는 젊은 과학자의 치열한 고민이 담겨 있는 에세이에 가깝다.
↑ '개미의 수학' 저자 최지범 씨 |
저자는 “책에 나오는 수학 지식이 어렵게 느껴진다고 해서 걱정할 것은 없다”며 “개미의 행동과 생태를 분석한 아이디어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실험의 의도와 성과를 알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깔끔히 설계된 실험을 거쳐 독창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싶다면 이번 가을에는 ‘개미의 수학’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개미를 연구하는 젊은 과학자가 독자의 집 안방을 흥미진진한 실험실로 만들어 줄 것이다.
최지범 지음. 에이도스 펴냄. 199쪽.
데이터AI 취재팀 민경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