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호 태풍 '마이삭'이 제주를 거쳐 남해안에 상륙한 뒤 부산, 영남, 강원 등 한반도 동쪽을 할퀴고 빠져나가면서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특히, 제주에서는 최대 순간풍속 초속 49m에 달하는 역대급 강풍을 기록하는 등 마이삭은 폭우보다는 전국 곳곳에 강풍 피해를 안겼습니다.
강풍으로 인한 사망자까지 나오는 등 인명피해가 이어졌습니다.
제주 3만6천여 가구, 경남 2만여 가구, 부산 3천800여 가구 등 12만여 가구가 강풍에 정전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원전이 정지하고 항공기와 열차 운행이 중단됐으며, 도로도 끊겨 교통통제가 속출했습니다.
제주를 거쳐 오전 2시 20분쯤 부산에 상륙한 마이삭은 이날 오전 6시 30분을 기해 동해 앞바다로 빠져나갔습니다.
마이삭이 관통한 부산에서는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이날 오전 1시 35분쯤 사하구 한 아파트에서 60대 여성 A씨가 베란다 창문에 테이프 작업을 하던 중 유리가 깨지면서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 중 숨졌습니다.
부산 해운대 미포 선착장과 해운대구 편의점 앞, 서구 암남동 등지에서 강풍과 파도에 의한 인명피해도 속출했습니다.
오전 2시 40분쯤 경남 고성군 동해면 매정마을 인근 해상에는 피항해있던 컨테이너 운반선이 표류했다가 긴급 출동한 해경이 미얀마인 12명과 중국인 2명 등 14명을 안전하게 구조했습니다.
울산에서는 오전 1시 55분쯤 남구 선암동에서는 창문이 파손되면서 1명이 다쳤습니다.
역대급 강풍과 기록적인 폭우로 제주와 부산, 경남, 울산, 경북, 전북, 강원 등 전국 12만여 가구가 정전되고 원전도 중지됐습니다.
제주에서는 최대 순간풍속 초속 49m를 넘는 강풍이 불고, 산지에 1천㎜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강한 바람에 서귀포시 서호동 가로수가 꺾여 쓰러지면서 인근에 주차된 차량을 덮치는 등 강풍 피해도 잇따랐습니다.
오전 0시 33분쯤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한 주택에서는 강풍에 날아온 길쭉한 형태의 구조물이 지붕을 뚫고 집안에 꽂히는 아찔한 사고도 있었습니다.
집에 사람이 있었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원전 4기 운영도 일시 중지됐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는 오늘(3일) 새벽 운영 중이던 고리 3, 4호기, 신고리 1, 2호기의 원자로가 정지됐다고 밝혔습니다.
신고리 1호기가 이날 0시 59분 가장 먼저 정지됐고, 신고리 2호기가 오전 1시 12분쯤 멈췄습니다. 고리 3호기는 오전 2시 53분, 고리 4호기는 오전 3시 1분쯤 정지했습니다.
고리본부는 원자로 정지 원인이 발전소 밖 전력계통 이상으로 추정하고 상세 원인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제주도 산지에는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로가 침수돼 차량에 갇힌 운전자가 구조되기도 했습니다.
서귀포시 중산간서로 색달 구간에서 버스 등 차량 8대가 침수된 채 고립되기도 했습니다. 서귀포시 대정읍 사계항에 정박해 있던 모터보트 1척은 침몰했습니다.
1년 중 가장 수위가 높은 대조기와 겹쳐 경남 창원시 진해구 용원어시장 일대에는 바닷물이 넘쳐 침수됐습니다.
마이삭이 빠져나간 강원 동해안도 시간당 30∼50㎜의 집중호우가 쏟아져 침수 등의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양양과 고성, 강릉에서는 갑자기 쏟아진 비에 280여 명의 주민이 대피했습니다. 삼척시 임원항 일대는 피항한 어선 4척이 침몰하는 등 너울성 파도로 인한 침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폭우에 주택, 차량, 도로 침수나 토사 유출, 나무 쓰러짐 등의 피해 신고가 이어졌고 하천 범람으로 차량이나 마을이 침수돼 40여 명이 한때 고립됐다가 구조됐습니다.
마이삭의 왼쪽에 있는 전남 여수 등에서도 초속 44.6m 강풍과 시간당 최대 54㎜의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전남 곳곳에서 간판 파손과 가로수 전도 등 태풍 피해 신고가 접수됐고, 여수 거문도에는 강풍에 500여 가구의 전기 공급이 끊겼습니다.
항공기 결항도 이어져 어제(2일) 하루 전국 공항에서 출발하는 국내선 항공기 중 총 437편이 결항했습니다.
공항별로 보면 제주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 180편이 취소됐습니다.
열차 운행도 중단되거나 차질을 빚었습니다.
부산∼김해 경전철은 오후 9시 37분부터 운행을 조기 종료했고, 부산도시철도 3호선 대저∼구포역 구간에서는 초속 27m에 달하는 강풍 탓에 전동차가 거북이 운행을 했습니다.
코레일도 오후 11시부터 내일 정오까지 경부선 열차 5편의 부산역∼동대구역 구간 운행을 중지합니다. 동해선은 전동열차 6편의 부전역∼일광역 운행이 한때 중지됐습니다.
강원과 경북 경계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함백산 나들목 구간의 도로가 통제 중이고, 인제∼고성을 잇는 46번 국도 진부령 구간에도 토사가 흘려내려 이 구간
부산을 상륙해 한반도 동쪽을 관통한 마이삭은 이날 오전 6시 30분쯤 동해 앞바다로 빠져나갔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강한 바람이 불고 있어 인명 및 시설물 피해 예방에 주의가 요구됩니다.
태풍의 영향권에서 가장 늦게 벗어나는 강원 동해안은 최고 250mm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