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 가장 크고 강력한 태풍인 '바비'가 한반도에 점차 다가오면서 태풍의 위력에 관심이 모입니다.
기상청은 태풍 '바비'가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줬던 태풍 '루사'나 '매미'와 맞먹는 강력한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47m…'매우 강' 역대급 강풍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바비는 오늘(25일) 오전 9시 현재 중심기압 960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39m인 강도 '강'의 중형태풍으로 서귀포 남남서쪽 약 460㎞ 해상에서 시속 16㎞ 속도로 북북서진하고 있습니다.
기상청은 태풍 바비가 이날 오후 9시쯤 중심기압 945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45m인 강도 '매우 강' 상태로 세기가 세져 내일(26일) 오후 9시까지 '매우 강'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바비는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47m인 '매우 강' 상태로 제주와 전남을 지납니다.
태풍의 강도는 중심부의 최대풍속으로 분류하는데 초속 25∼33m는 '중', 33∼44m는 '강', 44∼54m는 '매우 강', 54m 이상이면 '초강력'으로 나눕니다.
초속 15m의 바람이 불면 건물에 붙어 있는 간판이 떨어질 수 있고 초속 25m에는 지붕이나 기왓장이 뜯겨 날아갑니다.
초속 47m를 시속으로 환산하면 169㎞다. 태풍의 중심부에 서 있으면 시속 169㎞로 달리는 자동차에서 얼굴을 창문 밖으로 내밀 때와 같은 세기의 바람을 맞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강도 '매우 강'인 태풍이 2000년대 들어 한반도에 상륙한 사례는 없습니다.
2003년 태풍 '매미'의 경우 중심기압 954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41m의 강도 '강'의 세력을 유지하며 한반도에 상륙했습니다.
매미는 2000년대 이후 한반도에 내습한 태풍 중 가장 바람 세기가 강했습니다. 당시 제주에서 순간 최대풍속 초속 60m가 관측됐습니다. 시속으로 계산하면 216㎞에 달하는 엄청난 강풍입니다.
태풍 매미가 강한 바람으로 제주를 휩쓸면서 2명이 숨지고, 역대 4위에 달하는 481억5천만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습니다.
2012년 찾아온 태풍 '볼라벤' 역시 상륙 당시 중심기압 954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38m의 '강' 상태였습니다.
◇ 태풍의 오른쪽 위험 반원에 든 한반도
태풍 '바비'의 위력은 이동 경로와 강풍 반경으로도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
기상청은 태풍 바비가 제주도 서쪽 해상을 거쳐 가거도와 흑산도 인근을 지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태풍 바비가 서해를 따라 북진하면 우리나라는 태풍의 오른쪽 위험 반원에 들게 됩니다.
태풍은 반시계방향으로 도는 특성이 있어 한반도가 태풍 오른쪽에 위치하면 바람에 영향을 강하게 받게 됩니다.
특히 태풍 바비는 제주도 서쪽 해상과 서해상을 지나면서 '매우 강' 강도를 유지하고, 강풍 반경도 400㎞ 이상 '중형' 규모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태풍 바비 이동 경로와 흡사한 태풍은 2012년 '볼라벤'과 지난해 '링링'이 꼽힙니다.
볼라벤과 링링은 새벽 시간대 제주도 서쪽 해상을 지나 서해상으로 진출했습니다.
볼라벤 내습 당시 서귀포시 화순항 앞 해상에 정박했던 중국 어선 2척이 좌초돼 선원 33명 중 15명이 숨졌습니다.
서귀포항에서는 거센 파도에 방파제 테트라포드(TTP) 유실로 282억 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하는 등 강한 비바람에 시설물 피해도 속출했습니다.
제주도에 따르면 2012년 볼라벤과 덴빈 등 태풍 2개가 잇따라 제주를 덮치며 572억여 원의 재산피해를 냈습니다.
링링 내습때도 서귀포시 강정동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 내 95m짜리 크루즈 관광객 이동용 무빙워크가 침수됐으며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항 동방파제 안전난간 500m가 파손됐습니다.
또 강한 바람에 서귀포시 안덕면 덕수초 다목적강당 지붕이 무너지는 등 도내 30개 학교가 크고 작은 시설 피해를 봤습
기상청은 "태풍 바비는 링링, 볼라벤과 이동경로가 비슷하지만 중심 부근 최대풍속만 보면 강도가 더 셀 것으로 예측된다"며 "또 링링, 볼라벤과 달리 오후시간대 제주에 최근접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내일(26일) 외출을 삼가고 태풍 피해가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