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린 이 치료 미뤘더니, 이 뽑아야 한다고?

차가운 음료나 물을 마실 때 이가 시리다고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겨울철엔 찬바람에 혹여 이가 시릴까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따듯한 음료를 고집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은 고령층에게만 해당한다 생각하기 쉽지만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나타날 수 있다.

◆ 이가 시린 이유는? ‘상아질 지각과민증’
치아는 혈관과 신경을 가진 살아있는 조직이기 때문에 차가운 음료나 물을 마실 때 조금씩 시릴 수 있다. 하지만 매번 증상이 나타나거나 심한 통증을 동반한다면 ‘상아질 지각과민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상아질이란 치아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조직이다. 치아 속 상아질이 외부로 노출되면 온도와 같은 외부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통증을 느끼는 것이다.

건강한 치아는 치아와 잇몸 사이가 들뜨지 않아 외부자극이 치아 속 상아질까지 전달되지 않지만 치아 가장 바깥 부분인 법랑질이나 치아를 감싼 잇몸 조직이 소실되면 상아질과 치아 안쪽 신경이 연결된 부위가 노출되면서 참기 힘든 통증을 동반한다.

평소 음식물을 강하게 씹거나 깨무는 습관은 치아 표면을 마모시켜 상아질이 노출되기 쉽게 만든다. 잘못된 습관을 지속한다면 치아는 더 깊고 넓게 패이고, 패인 부분은 양치가 잘 되지 않아 세균이 증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

치아의 가장 바깥 쪽인 법랑질을 넘어 상아질까지 충치가 진행된 상태라면 이가 시린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세균이 치수까지 진행돼 치수까지 감염시킬 경우 시린 이 통증은 더욱 심해진다.

치주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이가 시릴 수 있다. 치아 뿌리를 덮고 있는 잇몸은 치주질환으로 높이가 점차 낮아지면서 치아뿌리가 서서히 잇몸 밖으로 노출되는데 이때 상아질까지 노출됐다면 더욱 시릴 수 있다.

양치질을 할 때 지나치게 강한 힘으로 칫솔질을 하면 잇몸이 닳을 수 있다. 좌우 방향으로 양치질을 하는 습관도 치아 마모에 가속화를 부를 수 있기 때문에 잇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적당한 힘으로 하며 위아래 방향으로 해야 한다.

◆ 시린 이, 예방과 치료법
식후 양치질, 주기적인 스케일링이나 구강검진 등 올바른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미 통증이 상당한 경우라면 더 이상의 악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시린 이 치료는 원인에 따라 방법이 결정되는데 충치치료와 신경치료가 주를 이룬다.

시린 이 치료는 노출된 부위가 더 넓어지기 전에 원인을 제거하고 메우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충치치료는 충치를 제거한 뒤 충치 크기에 따라 레진이나 인레이 등 보철물을 사용해 마모된 부분을 채운다. 레진은 치아와 유사한 색으로 심미성과 치아와의 접착력이 좋아 2차 충치 발생을 막는다. 하지만 수분에 취약하다는 재료의 특성이 있다. 또 충치 범위가 광범위하거나 씹는 힘이 강한 부위에는 적합하지 않다.

인레이는 강한 씹는 힘에도 쉽게 파절되지 않으며 구강 내 타액에 의해 용해되거나 부식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충치를 제거한 부위가 작고 얕은 경우에 적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 존재한다. 인레이와 레진은 각각의 특성에 따라 적절한 사용처가 다르니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을 통해 충치의 크기나 상태, 발생 정도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충치에 치주염까지 더해진 상태라면 신경치료가 필요하다. 신경치료로도 해결이 어려울 정도의 상태라면 기존 치아를 제거하고 임플란트를 심는 것이 불가피할 수 있으니 시린 이 증상을 자각했을 땐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치과를 방문해야 한다.

강서예치과 구상균 치의학 박사는 “간단하게 시린 이를 치료할 수 있는 시기를 놓쳐 비용이나 치료강도가 높아진 탓에 부담감이 커 후회하는 환자들이 많다”며 “자연치아를 잃을 수 있는 만큼 이가 시린 증상이 계속된다면 빠르게 의료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매경헬스 서정윤 기자 ] [ sjy1318s@mkhealth.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