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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업무와 스트레스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비타민이라는 영양제는 이름 그 자체로도 힘이 된다. 비타민의 어원은 비타 (Vita, 생명) + 아민 (amine, 염기)로 생명을 주는 물질이란 뜻이다. 음식을 통해 주요 에너지를 생성하는 경로에 비타민과 무기질은 조력자로서 에너지 생성을 돕는 역할을 한다.
비타민 C나 B처럼 항산화 기능이 있는 비타민은 혈관 질환 예방, 독소 제거 등 암세포를 억제하는 기능도 한다. 일부 비타민은 피를 맑게 하고 뇌기능을 좋게 하는데 사용되어지기도 한다. 이렇게 건강에 좋다는 비타민은 알려진 만큼 과연 효과가 있는 것인가? 효과가 있다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작용할까?
많은 연구들이 비타민이 특정 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지에 대해 결과를 다르게 발표하고 있다. 가장 잘 알려져 있는 비타민 C를 예로 들어보자. 대표적으로 미국 오리건 주립대학 생화학과 교수이자 라이너스 폴링 연구소 이사인 발츠 프레이 박사는 “하루에 500mg 이상의 비타민 C를 섭취하면 뇌졸중과 심장질환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연구에서는 비타민 C가 뇌졸중과 심장질환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은 입증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연구가 아니어도 일상에서도 비타민에 효과를 봤다는 사람이 있는 반면, 비타민의 효과를 못보는 사람도 많이 있다. 이러한 차이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비타민은 대부분 간과 신장에서 대사가 되어서 체내 필요한 조직과 장기에 전달되어 작용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효소(enzyme)들을 통해 대사가 진행되고, 이 효소 기능의 개인적 차이는 유전자에 의해 결정이 된다. 예를 들면 비타민 C 농도를 결정하는 대표적인 유전자인 SLC23A1은 신장에서 비타민을 재 흡수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이 유전자의 변이가 있는 경우 혈중 비타민 C의 농도는 현저히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실제 이 유전자의 변이가 있는 경우에서는 비타민 C 농도가 부족하여 생기는 치주염(잇몸병)이 더 잘 생긴다는 보고(치주학 저널, 2014년)도 있다. 따라서 이 유전자의 변이가 있는 경우 치주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비타민 C를 더욱 열심히 챙겨서 복용해야 하는 것이다.
요즘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비교적 잘 알려진 비타민 D 경우도 병원에서 검사를 하면 누구는 높은 반면 누구는 매우 낮아서 비타민 D 보충을 권고 받는다. 비타민 D의 경우 주로 햇볕을 통해 체내에서 합성되는 비타민이다. 똑같이 실내에서 주로 생활을 하는데도 비타민 D의 농도가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이 경우에도 비타민 D가 체내에서 합성되는데 관여 하는 유전자가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비타민C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비타민D도 단순히 혈중농도가 낮은 것에 그치지 않고 골다공증 골절, 전립선 암 및 대장암, 우울증 등 관련 질환이 더 흔하게 발병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사람마다 비타민과 무기질 등 주요 영양제의 부족 여부도 유전적으로 다르고 비타민의 질병 예방 효과도 사람마다 유전적으로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비타민 관련 연구들이 대상자의 유전적인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설계가 되었기에 비타민의 질병 예방 효과가 없거나, 서로 불일치하는 결과를 나타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내게 어떤 비타민과 영양제가 필요한지, 나는 이러한 비타민과 영양제로 어떤 질병을 예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다르다”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개별 맞춤 처방의 하나의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맞춤영양유전의학(Nutrigenomics)이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나는 어떤 비타민 유전자를 타고났는지 알면 그에 맞는 비타민과 올바른 복용
필자는 10년 전 보스턴의 터프츠 대학 항노화 연구소에서 맞춤영양유전의학을 연수 했다. 이 당시에도 개인의 유전적 차이에 따른 영양소의 작용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있었으며 이런 연구들을 바탕으로 맞춤영양의학 시대가 무르익고 있는 것이다.
[테라젠이텍스 바이오 연구소 본부장, 가정의학 전문의 김경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