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담에 거주하는 이주희 씨(58, 여)는 최근 아침 침대에서 일어날 때 몸에 갑자기 힘이 빠지는 증상을 겪었다. 눈앞이 하얘지고 정신이 혼미해지는데 평소 의자에 앉았다 일어날 때도 겪는 증상이었다. 큰 질병은 없지만, 이러다 큰일날까 두려웠던 이 씨는 겁이 나 의료기관을 찾았다. 김 씨는 기립성저혈압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 체위변화가 일시적으로 뇌 혈류량 감소시켜 발생
눕거나 앉은 자리에서 일어날 때 어지럼증이 발생하는 경우 ‘기립성 저혈압’을 의심할 수 있다. 기립성저혈압은 눕거나 앉아 있다가 일어난 직후, 3분 이내 측정한 혈압이 수축기 혈압 20mmHg, 확장기 혈압 10mmHg 이상 떨어지는 증상을 말한다.
보통 건강한 사람은 체위변화에 의해서 혈압이 변하지 않거나 약간 올라가다 이내 정상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기립성 저혈압 환자의 경우 일상 속 체위변환만으로 혈압이 변화해 어지럼증을 겪게 된다.
이 증상은 순간적으로 혈액이 머리 부분까지 도달하지 못해 발생한다. 하지에 몰린 혈액이 갑작스런 체위변화로 심장, 뇌로 가는 혈류량이 급격히 줄기 때문이다. 혈액이 시신경과 관련된 후두부에 덜 전달돼 일시에 눈앞이 보이지 않게 되며, 심한 경우 실신하기도 한다.
또, 기립성 저혈압은 노인에서의 실신 원인 중 1/3을 차지한다. 일시적인 어지러움을 호소하고 낙상, 골절로 이어져 2차 피해가 빈번하다. 특히 여름에는 더 증상이 잦다. 기온이 높아 혈관이 확장이 되는 바람에 혈액의 흐름이 약해지고 혈압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심혈관질환으로 인해 어지럼증과 실신 등의 증세로 나타날 수 있다.
기립성저혈압은 평소 이뇨제나 혈관확장제, 안정제 등을 오랫동안 복용하거나, 당뇨나 파킨슨병 등과 같은 신경병증, 가족력이 있는 경우 더 쉽게 발생한다. 증상이 자주 일어날 경우, 특히 의식을 잃었던 적이 있다면, 병원에 방문해 의사와 상담하고 정밀검사를 받아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생활습관만 지킨다면 예방은 가능해
심혈관질환과 같은 분명한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기립성저혈압은 생활 속 몇 가지를 실천하면서 예방 가능하다.
평소 누워있거나 앉은 자세에서 일어날 때 천천히 일어나야 한다. 이른 아침에 저혈압 증세가 나타난다면 잠을 잘 때 머리를 15~20도 이상 올린 상태로 자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 장시간 서있어야 한다면 압박 스타킹이나 발목을 조여주는 양말을 신는 것이 혈액순환에 도움된다. 다리를 압박하는 것이 심장이나 뇌로가는 혈류에 도움을 주고 혈액순환을 돕는 근육 펌프의 기능을 향상시켜준다.
혈액순환을 돕기 위해 꾸준히 유산소 위주 운동이 좋다. 혈행을 개선하고 대사를 높이기 때문이다. 다만 머리를 아래로 기울이는 운동은 저혈압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노년층의 경우 운동 후에 즐기는 사우나는 가급적 오래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젊은 사람들보다 혈관의 탄성도가 낮고 딱딱하기 때문에 주변 환경에 적응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증상이 더 쉽게 발현된다. 심혈관질환자는 아예 피하는 것이 낫다.
기립성 저혈압의 경우 혈액순환과 관련된 만큼 규칙적인 식사도 중요하다. 알코올은 탈수를 유발하고 혈관을 확장시키기 때문에 술을 삼가야 한다.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고 혈액순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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