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4년 일본, 세계최초 중입자선 치료 장치(HIMAC) 개발
- 2015년 말 이미 9천여 명 환자가 치료받아
지난 2015년 한 해에만 우리 국민 25만 5,656명이 신규 암 환자가 됐다. 누적인원만 약 170만 명, 암은 국가적인 중대한 문제다. 곧 기업의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국가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암으로 인한 직ㆍ간접적인 경제적 손실이 18조~2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의학으로도 암은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한 난치병으로 여겨지는데 최근 꿈의 ‘암 치료 기술’로 불리는 치료법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바로 ‘중입자선 치료’이다.
◆ 꿈의 암 치료 ‘중입자선 치료’, 부작용·통증없어
중입자는 아르곤(Ar), 네온(Ne), 탄소(C) 등 수소(H)보다 무거운 입자를 말하는데 이 중 치료에 쓰이는 입자는 ‘탄소’이다.
특히 탄소는 일반 방사선이나 양성자에 비해 입자가 큰 만큼 암세포 살상능력이 가장 뛰어나다. X선보다 12배, 양성자선 치료보다 파괴력이 3.2배가 높다. 또, 정상조직세포에 영향을 최소화 한 만큼 치유 효과도 약 3.3배나 높다.
중입자 치료의 원리는 간단하다. 탄소이온을 중입자가속기를 통해 빛의 속도의 70~80% 까지 가속시켜 암 조직을 살상할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어 이를 암 조직에 직접 쏘는 것이다.
일본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NIRS) 노다 코우지 연구소장은 “기존의 방사선은 몸 안에 위치한 암 조직까지 도달하기까지 힘이 약해 효과가 떨어지지만, 중입자선 치료는 암까지 도달시켜 치료효과가 뛰어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입자 가속기를 이용한 암 치료는 정상세포에 영향을 주지 않고 암 부위만 공격해 치료효과가 높고 후유증과 부작용이 적다고 강조했다.
초당 10억 개의 원자핵이 암 세포에 도달해 방사선 폭발을 일으켜 암 세포의 DNA를 완전히 깨뜨리고 조직 역시 태워 없앤다. DNA를 완전 파괴하기 때문에 재발 가능성이 낮고 고통스러운 항암치료를 받을 필요도 없다.
1회 시술 당 30분 정도 소요되고 치료 횟수도 1~12회로 최대 3주 이내 치료가 되기 때문에 환자의 사회복귀도 빨라 입원과 치료, 간병 부담이 적다. 이 때문에, ‘중입자선 치료’는 효과와 재발 여부, 편리성 등 모든 측면에서 ’꿈의 기술’로 평가받는다.
◆ 일본 NIRS를 중심으로 중입자 치료 선도
꿈의 암치료기기란 말처럼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중립자 가속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중입자 선 치료 기술의 도입은 이미 2010년 한국원자력의학원을 중심으로 2017년 본격적으로 암 치료를 한다는 목표로 추진됐지만 가속기 선정과 분담금 등의 문제로 사업자체가 지지부진하고 있다. 또,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서도 2020년까지 중입자선 치료기를 도입하기로 결정했지만, 아직까지 비용의 문제로 인해 도입이 본격화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 일본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NIRS), 사진제공 : 중입자치료지원센터코리아 |
하지만, 현재 중입자 치료기술을 통해 활발히 치료가 이루어지는 곳은 바로 일본이다. 치바(千葉)시에 자리 잡은 일본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이하 NIRS)는 이미 1조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난 1993년, 세계 최초로 의료용 중입자 선 조사 장치(HIMAC)을 완성해 이듬해인 1994년부터 중입자선 암 치료를 시작했다. 이후 중입자의과학센터병원, 암 진단기인 PET시설동, 방사선동위원소 생산기인 사이클로트론동 등 27개 시설이 들어서 이미 2015년 말 기준 9천여 명의 환자가 중입자 치료를 받았다.
또, 5년 생존율 통계를 낼 수 있는 곳은 일본 NIRS 한 곳 뿐이다. 이곳 연구소에서 발표한 5년 평균 생존율은 두경부암 68%, 간암 67%, 전립선암 93%, 자궁암 53% 골육종 80%, 대장암 55%이다.
이에 중입자선 치료는 여러 암에 대한 높은 치료효과와 안정성이 인정돼 2003년에 일본 후생노동성으로부터(우리나라의 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에 해당) 비수술요법 의료행위로 ‘선진의료’로 승인받았다.
NIRS는 앞으로 환자의 암 조직을 효과적으로 발견해 치료할 수 있는 3차원 스캐닝법과 360도 회전 간트리 개발에 앞장설 계획이다. 노다 연구소장은 “앞으로 NIRS는 사이클로트론 방식을 도입하며, 암 치료 이외에도 △동위원소 분리기술 △방사선 검출기술 △희귀 이온 빔 생산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 활용할 예정”이라 밝혔다.
△ ‘중입자치료지원센터 코리아’ 통해 국내 환자도 도와...
국내 암 환자도 2012년부터 ‘중입자선’ 암 치료의 길은 열렸다. 중입자치료지원센터코리아는 그동안 일본 NIRS와 업무협약을 맺고 국내환자가 일본의 중입자선 암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왔다.
↑ 일본 입자선 암상담 클리닉 츠지이 히로히코 원장이 강연을 펼치고 있다 |
우선 중입자 코리아는 국내 환자의 영상자료(CT, MRI, PET 등), 의무 기록지, 영상 판독지를 받아 일본에 중입자 상담센터로 보내면 환자가 중입자선 치료가 가능한지 여부를 먼저 파악하게 된다. 이후 치료가 가능하다면 환자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일본에서 안심하고 중입자선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진료에 관한 치료계획ㆍ일정ㆍ항공ㆍ숙소ㆍ의료코디네이터ㆍ의료통역 등
일본 입자선 암상담클리닉 츠지이 히로히코 원장은 “중입자선 치료의 경우 전이여부 및 진행정도에 따라 치료 가능여부를 판단한다”며 “중입자선 치료는 몸의 부담이 적고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짧은 치료’”라 강조했다.
[ 매경헬스 김충식 기자 ] [ mkludacris@mkhealth.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