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이 A형이세요?"
A형의 일반적인 이미지는 사소한 일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자주 상처받는, 소심한 사람이다.
A형인 나는 혼잣말로 '나는 절대 아닌데'라고 하지만, 이미 '소심A형'이라고 낙인찍히고 난 뒤다.
BMW그룹의 소형차 브랜드 미니가 내놓은 미니 'JCW 컨트리맨'.
나에게 다가온 첫 이미지는 딱 A형이었다.
타자마자 계기판 전면에 뜬 '느낌표'때문이었다.
'타이어공기압 손실'이라고 뜬 경고등은 '진짜 A형'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BMW 담당자에게 '고성능 버전'이라 민감해서 그럴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불안감을 지울 수 없었다.
육안으로 봤을 때는 펑크가 난 것 같지 않았지만 미세하게 공기압이 빠졌을 수도 있었다.
타이어공기압 설정을 초기화시키고 재시동을 걸고 난 후에야 경고등이 사라졌다.
"별 것도 아닌 것 같은데 귀찮게 하네"라며 엑셀레이터를 밟았다.
미니 JCW컨트리맨은 바로 앞으로 치고 나가려고 했다.
1.6리터 트윈스크롤 터보차저 엔진에 218마력의 최고 출력, 최대 토크 28.6 kg.m의 스펙을 갖춘 이 차의 강력한 성능이 느껴졌다.
100km 이상의 고속에서도 부드럽게 가속됐다.
레이싱선수 존 쿠퍼가 '고성능 미니'를 만들고 싶어했다는 염원 그대로였다.
제동 능력도 좋았다.
브레이크가 밀림없이 민감하고 정확하게 반응했다.
미니 JCW컨트리맨 곳곳에는 존 쿠퍼 웍스(John Cooper Works)가 적혀있다.
센터페시아 중앙의 커다란 속도계는 마치 미키마우스를 연상시켰고, 인테리어는 블랙과 레드로 모던한 느낌을 줘 젊은 감각을 재현했다.
여기다 하만카돈 오디오 시스템을 통해 '듣는 재미'까지 더했다.
적재공간도 미니 브랜드 가운데 가장 넉넉해 왠만한 짐은 실을 수 있었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다.
달리기를 위해 태어나서인지 서스펜션이 딱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방지턱을 넘을 때면 "어우"라는 말이 튀어나올 정도로 튕기는 느낌을 받았고, 노면의 진동이 몸으로 전달돼왔다.
휘발유 1리터를 넣고 11.5km정도를 달릴 수 있다는 점.
고성능차를 구현했지만 연비를 중요시하는 알뜰족들에겐 매력적이지 못할 것 같다.
또 사이드미러는 시안성이 높지 않고, 후방카메라와 내비게이션이 장착돼있지 않아 불편해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가격은 6,110만
고가에도 '미니'라는 브랜드와 한정판이 좋은 사람이라면 선택해도 좋을 것 같다.
앞서 하던 말을 다시 하자면 A형에도 여러 유형이 있다.
평소에는 소심해보이지만, 막상 큰 일이 생기면 대범해지는 A형이 있다.
미니 JCW컨트리맨은 운전자의 안전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대범하게 치고 나가는 '대범A형'이다.
이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