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동안 끊임없이 우리 몸을 흐르면서 생명을 유지시키는 혈액. 그 속에서도 암세포는 자란다. 혈액은 혈관을 타고 몸 전체를 순환하기 때문에 암세포 역시 피를 타고 전신으로 퍼지게 된다. 따라서 덩어리로 이뤄진 암 만큼이나 위험한 것이 혈액암.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혈액암 중 하나가 백혈병이다.
흔히 백혈병이라고 하면 ‘짧으면 3개월, 길면 6개월’ 시한부 선고를 떠올리지만 모든 백혈병이 여기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떠올리는 백혈병은 급성백혈병으로 골수이식을 받지 않으면 대부분의 경우 1년 내 사망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그러나 만성백혈병은 이와 달리 병의 진행속도가 더뎌 빨리 치료와 관리를 시작하면 높은 생존율을 나타낸다. 즉 치료가 가능한 암이다. 만성백혈병의 한 종류인 만성골수성백혈병은 전체 성인 백혈병의 약 25%를 차지한다. 2011년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총 19만2561건의 암이 발생됐고, 조혈계암인 골수성 백혈병은 1719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0.89%를 차지했다.
백혈병 환자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다행히 생존율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표적항암제가 개발되면서 만성골수성백혈병이 치료 가능한 질환이 됐기 때문이다.
2001년 먹는 표적항암제인 글리벡(성분명 이마티닙)이 등장하면서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 패러다임이 획기적으로 변화했다. 그러나 환자의 상태에 따라 글리벡에 내성이 발생해 효과가 불충분하게 나타나거나, 부작용을 호소하는 경우가 늘면서 새로운 치료제의 개발이 절실해졌다. 그 대안으로 글리벡 출시 6년만에 2세대 표적 치료제가 등장했고, 이 덕택에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의 삶의 질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환자들이 약을 먹는 것만으로도 질환을 관리할 수 있게 되면서 남들처럼 같은 시간에 일어나 직장으로 출근하는 ‘평범하지만 기적과도 같은’ 생활이 가능해졌다.
특히 스프라이셀(성분명 다사티닙, 한국BMS제약)은 우수한 치료효과를 보이는 동시에 복용 편의성까지 높은 차세대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2008년 국내 2차 치료제로 출시된 스프라이셀은 글리벡에 내성이나 불내약성을 보여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을 위한 치료제로 사용돼 왔다. 그러다 2010년 6월 제42차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만성골수성백혈병으로 새로 진단받은 환자에게도 글리벡보다 빠르고 우수한 효과를 장시간 유지한다는 것을 입증하면서 미국에 이어, 2011년 1월 국내에서도 1차 치료제로 승인됐다.
작년 유럽혈액학회총회(EHA)에서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스프라이셀은 글리벡에 비해 좀 더 빠른 시기에 우수한 반응에 도달한
문애경 매경헬스 [moon902@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