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가 어느 해 보다 기승을 부리던 올겨울 약 7천여명이 낙상 사고를 겪은 것으로 소방방재청은 집계했다. 특히 지난 12월에는 전년도의 같은 기간에 발생한 낙상 사고 건수인 1만 4,808건보다 63% 증가한 2만 4,254건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노인들은 낙상사고시 엉덩관절 골절상과 같은 치명상을 입을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노인에게 특히 치명적인 엉덩관절 골절상
옆으로 넘어졌는데 일어나기가 어렵고 엉덩이 주변이 붓거나 멍든 것처럼 보이는 경우 엉덩관절 골절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엉덩관절에 골절이 일어나면 다리를 움직일 수 없고 심한 통증으로 보행이 힘들어진다. 다리가 약간 짧아진 느낌이 들고, 다리를 벌리려고 하면 바깥쪽으로 돌리듯이 움직이게 될 수도 있다.
엉덩관절 골절 때문에 자리에 누워있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욕창과 폐렴, 요로감염과 섬망 등의 합병증이 생기는데, 이러한 합병증은 면역력이 약한 노인에게는 치명적이다.
엉덩관절 골절상을 입은 노인 중 약 20%가 1년 이내에 사망하고, 생명이 위태롭지 않다고 해도 보행 시에 반드시 보조기구가 있어야 하는 이가 약 24%이며, 아예 보행할 수 없는 사례도 20%나 된다는 통계도 있다. 이 때문에 노년층의 엉덩관절 골절을 외상이 아닌, 특별한 관리와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엉덩관절 골절은 크게 대퇴골 경부 골절, 전자간 골절, 전자하부 골절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중 대퇴골 경부 골절 부상이 가장 흔하다. 대퇴부는 엉덩관절과 무릎관절의 사이로, 이 중 대퇴부 경부는 엉덩관절과 인접한 뼈에 혈액과 영양을 공급하는 중요한 통로이다.
권세광 연세사랑병원 원장은 “70세 이상 노인의 경우 골밀도가 낮아지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서 한 번 부러지면 잘 아물지 않아 인공관절 치환술이 필요하다”며 “고령이지만 건강상태가 양호하다면 골반 쪽 비구면과 대퇴골 관절면을 모두 인공관절로 바꿔주는 전치환술이 좋다. 대퇴골의 관절 면만 바꾸는 부분치환술은 골반 쪽 관절면이 마모되면서 통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 빙판길 낙상사고를 예방하는 생활습관
빙판길에서 낙상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주머니에 손을 넣지 않도록 항상 장갑을 착용하는 것이 좋으며, 장갑이 없더라도 주머니에 손을 넣지 않고 바닥을 보며 걸어야 한다. 신발을 선택할 때는 굽이 낮고 미끄럼을 방지하는 밑창이 붙어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지팡이나 보행보조기가 필요한 노인이라면 높이에 맞는 것을 골라야 한다. 움직임이 둔해질 정도의 옷은 보행을 불편하게 하므로 피하자. 기본적으로 해질 무렵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살얼음이 많은 그늘진 곳은 피해서 걷는 것이 좋다.
근력이 떨어지기 시작한 노년층은 심각한 골절상을 막기 위해 평소에 다리 근력을 강화해두는 것이 좋다. 걷기 운동은 속도를 무리해서 내지 않아도 허벅지 근육을 강화할 수 있어 매우 좋은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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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림 매경헬스 [yerim@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