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만성 B형 유병률은 전 국민의 3%에 달한다. B형 간염에 대한 예방 교육과 백신 접종의 영향으로 과거보다 많이 감소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도 B형 간염에 유행하는 지역으로 분류됨에 따라 감염 예방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
B형 간염은 술잔을 돌리거나 식사 중에 입을 통한 간염보다 B형 간염 환자가 사용한 주삿바늘 등의 혈액기구를 재 사용할 경우에 감염된다. 또한 치과 치료 혹은 혈액투석 등 의료 기구를 비위생적으로 관리하거나 침술, 부황, 문신 등 우리 몸에 시술되는 기구를 통하여 비경구적으로도 감염된다.
특히 백신이 도입되기 이전에 가장 흔하게 나타난 원인은 출생 시 어머니로부터 감염되는 수직감염이나 성관계 파트너로 인해 나타난 혈액, 혈액이 뭍은 분비물에 존재한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이다. 입을 통한 감염에는 환자의 체액 내에 1mL당 106개가 넘는 다량의 바이러스가 존재한다. 실제로 이에 노출된 사람의 입안은 환자의 체액이 스며들 수 있는 상처가 있을 때에만 가능한 탓에 감염되기 어렵다. 일부 환자의 침에서는 환자 혈액의 1/1,000에서 1/10,000의 농도로 B형 간염 바이러스가 발견된다. 여러 의학 연구에 따르면 환자의 침은 B형 간염 감염을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 피가 섞인 침을 접촉하게 되는 치과 치료 관련 종사자는 기구에 손을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즉 일반적으로 환자와 술잔을 돌리며 함께하는 회식, 아기에게 하는 모유 수유, 환자와의 포옹, 악수 및 키스 등의 신체적 접촉, 기침, 재채기 등은 감염되지 않는다. 따라서 식사를 따로 하거나 화장실, 세면장 등을 각각 사용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환자가 사용하는 칫솔, 면도기, 손톱깎이 등의 사용은 피해야 한다. 인체 밖에서도 7일 이상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술잔을 돌리면서 조심해야 할 것은 B형 간염보다 A형 간염 바이러스이다. A형 간염 바이러스는 산, 냉장, 열처리에 안정적인 탓에 살균에 잘 견딘다. 이는 음식을 85oC 이상으로 열처리하거나 수돗물도 1:100의 수산화나트륨으로 소독해야 바이러스가 불활성화된다.
A형 간염 바이러스는 오염된 물, 식품에 의해 입으로 감염된다. 특히 우리나라 20~30대 연령층의 A형 간염 항체 보유율은 20~50%로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움말=국립중앙의료원 소화기센터장 남승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