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분당서울대병원 응급실에 실려온 김 모씨(68세) 부부. 이 부부의 가스 중독 원인은 놀랍게도 얼마 전 이사한 전원주택에 설치한 벽난로였다. 벽난로에서 불완전 연소로 발생한 일산화탄소가 연통을 타고 배출되지 않고 실내에 고이게 되어 중독이 일어난 것이다. 부부는 즉각적인 산소 치료로 심장 및 폐 기능은 회복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뇌 기능에 영향을 미쳐 현재 심각한 치매 증상을 보이고 있다.
연이은 강추위로 시골 재래난방 이용자들 가운데 일산화탄소 중독 위험이 크게 증가했다는 보도와 함께 가스 중독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수도권 지역에서도 한동안 발생하지 않던 일산화탄소 중독 환자가 최근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수도권 지역 또한 난방기기 관리 등을 통한 가스 중독 대비가 절실하다.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수도권인 판교, 분당 지역에서도 최근 3주 동안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가 3명이나 발생했으며 이들 모두 심각한 뇌손상과 함께 합병증이 진행되어 일산화탄소 중독에 대한 사전예방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수도권 지역 일산화탄소 중독자 발생원인 중 하나로 수도권 인근에 집중한 전원주택에 설치한 벽난로 및 보일러 관리 소홀이 지적되고 있다.
환자의 대부분이 전원주택 거주자로, 구름이 끼고 습기가 찬 날 벽난로나 보일러에서 불완전 연소로 발생한 일산화탄소가 연통을 타고 배출되지 않고 실내에 고이게 되면서 중독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는 것.
일산화탄소 중독은 흔히 초기에는 두통, 어지럼증, 메슥거림(구역) 등이 나타나고, 심해지면 기면, 혼수, 발작, 호흡마비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결국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기에 중독에 대비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전원주택 등에서 주로 이용하고 있는 벽난로는 중독 사고의 빈번한 원인이 되므로 평소 벽난로에 결함이 있는지 확인하고 연통에 막힌 부분이 없는지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보일러에서도 과열, 소음, 진동, 이상한 냄새가 날 때는 즉시 점검이 필요하며 배기통이 빠져 있거나 꺾인 곳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김범준 분당서울대병원 뇌신경센터 교수는 “중독 증상이 있으면 즉시 병원에 내원하여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
김 교수는 또 “산소치료 등을 통해 대부분의 신체 기능은 회복될 수 있지만, 단시간의 중독이라도 이는 뇌 기능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 치매, 파킨슨 증후군 등을 유발할 수 있다”며 “평소 벽난로, 보일러 등을 철저히 관리하여 이러한 가스 중독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예림 매경헬스 [yerim@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