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서울의 평균 기온이 영하 4.1도로 4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전국적으로 기록적인 혹한이 이어지고 있다. 한파에 피해야 할 것은 폭설과 칼바람 뿐 만이 아니다. 온도가 크게 떨어지고 길이 얼어붙는 것에 그치지 않고 건강에도 심각한 위협이 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김용재 이대목동병원 뇌졸중센터 교수는 “추운 겨울철에는 평소에 가볍게 여긴 증상이 때로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어 건강에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며 “특히 올 겨울에는 강추위가 계속되는 만큼 겨울철에 빈번히 발생하는 질환들을 알고 미리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혈관질환 위험군은 뇌졸중·심근경색 주의
추운 겨울철에는 내부 온도보다 외부 온도가 훨씬 낮기 때문에 혈관을 도는 혈액이 적어 말초혈관이 쉽게 수축하게 된다. 보통 심장에서 멀고, 혈관이 가늘면서 추위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머리와 손, 발 부위에서 혈관이 수축되기 쉽다.
특히 머리는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었을 때 순간적으로 혈관이 수축하기 때문에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노인층의 뇌졸중은 대부분 겨울철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평소 고혈압을 앓거나 뇌졸중, 심근경색의 위험이 있는 사람들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실내와 바깥의 온도차가 클수록 그 위험성도 증가하기 때문에 겨울철 심뇌혈관계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출 시 모자, 장갑을 반드시 착용하고 보온성이 뛰어난 옷을 입어 몸을 따뜻하게 유지해야 한다. 또한 평소 금연, 규칙적인 운동 등을 통해 적정 혈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눈에 반사되는 자외선 20~30대 백내장 위험
겨울철은 해가 짧지만 그 파장이 길어 자외선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특히 눈에 자외선에 과다하게 노출되면 백내장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 백내장은 노화가 원인이지만 자외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20~30대 젊은층에도 발병할 수 있다. 주로 눈이 내린 날 자외선 지수가 높아지는데 눈이 자외선을 반사하여 눈으로 들어오는 자외선의 양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올 겨울에는 폭설이 내리는 날이 많아 눈 건강에 특히 주의해야한다.
백내장이 생기면 시야가 뿌옇게 보이거나 사물이 겹쳐 보이는 증상이 생기기 시작한다. 백내장은 초기에 발견하여 시력교정을 하면 금세 호전 될 수 있기 때문에 백내장 증상이 발생하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겨울철 차가운 공기 폐기종까지 위협
겨울철에는 차가운 공기가 호흡기를 통해 폐 속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천식,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이 발병하기 쉽다. 호흡곤란을 일으키기도 하는 질병인 폐기종은 날씨가 추울 때 증상이 악화되기 때문에 혹한이 계속되는 올 겨울에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호흡기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바깥 활동을 자제하고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바이러스는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서 전파되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은 장소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호흡기 질환은 손을 통해서 전염되기 쉬워 평소에 손을 자주 씻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집 안에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환기를 해주는 것도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추위에 굳은 관절 자칫하면 골절로 이어져
추운 겨울철에는 근육과 인대가 굳어지고 혈관이 수축하면서 관절 속 기압이 높아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관절염이 있는 경우 관절 통증이 심해진다. 특히 기온이 낮은 겨울에는 신체 유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관절이나 연골이 쉽게 상할 수 있다.
게다가 눈이 온 뒤 길이 얼어붙으면 미끄러지거나 넘어져 관절을 삐거나 손목, 허리 등을 다치는 사람의 수가 급증한다. 특히 노인이나 폐경기 이후의 여성들은 골다공증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뼈가 약해져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사소한 낙상에 의해서도 골절상을 입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
춥다고
이예림 매경헬스 [yerim@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