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간 질환.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 B형 간염과 C형간염, 음주 등은 간경변증과 간암의 주된 원인이다.
지방간은 과체중과 음주가 주요 원인으로 우리 주변에서 매우 흔하게 볼 수 있는 질환이다. 적절한 체중관리와 금주로 대부분 호전될 수 있으나 알코올성 간 질환의 경우 지속적인 과음을 하게 된다면 중증 간 질환으로 진행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B형 간염과 C형 간염 같은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은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갑작스럽게 간 경변이나 간암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정기검진과 적절한 투약 등의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B형 간염 바이러스는 우리나라에서 간경변증과 간암의 가장 큰 원인을 차지함에 따라 예방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간경변과 간암과 같은 간 질환의 70% 이상은 B형 간염에서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성 B형 간염 보유자 중 15~25%는 특별한 증세 없이 심각한 간 질환으로 발전한다. 최근 B형 간염 백신의 광범위한 보급 등으로 유병률이 점차 낮아짐에 따라 20년 후에는 1%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간암 발생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기존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들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간암 발생빈도는 OECD 가입 국가 중 가장 높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0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간암은 남성 사망률 3위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무엇보다 왕성한 사회 활동을 하는 40~50대의 사망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B형 간염 바이러스는 주로 바이러스 보유자의 혈액이나 체액에 의한 비경구적인 방법으로 전파된다. 국내에서는 모자수직감염이 B형 간염 바이러스 전파의 가장 중요한 경로였으나 최근 출산 직후 면역글로블린과 백신 접종을 통해 B형 간염 감염률이 획기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B형간염은 악수, 포옹, 가벼운 입맞춤, 기침, 대화 등의 일상적인 접촉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감염자의 혈액이 묻을 수 있는 면도기, 칫솔, 손톱깎이, 피어싱 등은 감염될 위험성이 높은 탓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또한 성관계 시에는 콘돔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침묵의 장기’라고 불리는 간은 아프다는 신호를 빨리 보내지 않는다. 증상을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간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기적인 간 검진으로 간염 바이러스의 활동성과 간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 건강검진은 혈액검사와 간 초음파 등의 영상학적 검사를 함께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기검진을 통하여 치료 시점을 정확히 파악해야한다. 치료 중에는 약제 반응을 확인하고 조기에 약제 내성을 인지한 후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치료 효과가 탁월하고 복용이 편리한 경구 항바이러스제 치료가 눈길을 끈다.
B형간염 치료제는 1998년 첫 항바이러스제 제픽스(성분명 라미부딘)를 비롯해 신장기능 환자에게 주의가 필요한 헵세라(성분명 아데포비어), 강력한 항바이러스 제제로 낮은 내성 발현율을 보이는 바라크루드(성분명: 엔테카비르), 탁월한 바이러스 억제 효과는 물론 내성위험까지 줄여주는 비리어드(성분명 테노포비어) 등이 쓰이고 있다.
이와 함께 치료 중에는 검사를 통해 내성이 발생하였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검사 간격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를 복용 중인 경우 HBV DNA를 포함한 검사를 최소 3개월마다 시행하는 것이
최근 바이러스 억제 능력이 우수하고 내성이 적은 약제의 등장으로 간염 관리가 이전보다 쉬워졌다. 하지만 약제 내성과 치료에도 불구하고 각종 간질환과 합병증이 발생함에 따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도움말=강동경희대병원 신현필교수]